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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스크랩] 동포의 밥상체험 - 정말 맛 없다

by 호호^.^아줌마 2008. 5. 28.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어제부터 우리공동체 밥상은 '동포의 밥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북한의 수해가 심각해지고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 달같은 1주일동안 '동포의 밥상'을 체험해보았습니다. 그때는 순전히 옥수수로만 먹었죠. 옥수수밥은 노란게 색깔이 참 고왔습니다. 아마 사료용으로 대부분 사용하고 식용으로 사용하는 옥수수는 수요가 없어서인지 가격도 비싸고 품질도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가격도 비쌌습니다. 북한과는 사정이 다른거죠.

 

오늘 이틀째 동포의 밥상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보리밥, 풀죽, 물 수제비, 감자 등으로 구성된 식단은 어찌보면 참 풍성해보이기도 합니다만 한끼당 100g의 양으로 먹는다는 것이 참 배고프게 만듭니다. 어제는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보리밥 한 주걱먹고 오전 9시가 되니 허전하고 배가 고프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일이 바빠지면서 배고픈것도 금방 잊어지더군요. 군것질도 안하고 먹는것에 허덕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기분좋은 배고픔을 경험했습니다.

 

농반진반으로 "어째 평소에 안보던 식당앞에 매뉴는 그렇게 크게 보이는거야?" 하면서 다녔다. 정말 배고프다. 아침에 보리밥은 그래도 먹을만하다. 어릴때 보리밥만 먹어본적이 있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좀 낫다는겁니다.

 

오늘점심은 풀죽이 나왔다. 무청시래기와 보리와 옥수수가 조금 보이는 풀죽입니다. 정말 맛없다. 간이라도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북한동포들에게는 소금도 귀한 것이라 우리들도 간을 제대로 안한다고 합니다. 물이 반인 죽 같지도 않은 죽을 먹으면서 한숨이 나온다. 바쁘게 뜨 넣을 수도 없습니다. 한 술 한 술 입에 넣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먹은 점심 - 풀죽> 

 

"이것 정말 맛없다. 배가 고프지만 두 그릇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북한동포들은 지금의 이 풀죽을 보면 뭐라고 그럴까? 고급이라고 하겠지?"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숟가락을 들까?"

"국물속으로 숟가락을 집어넣으면서 어떤 마음일까?"

"목에 넘기면서 눈물까지 삼키겠지?"

 

그래도 우리는 1주일간의 체험이라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동포들은 끝없는 시간위에 앉아서 절망을 노래하지는 않을까? 엊그제 방송된 북한중간간부의 인터뷰를 보면서 '정말 어렵구나'하는것이 느껴집니다. .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400만톤이 조금 넘는다는 정부발표와 200만톤정도라는 민간단체의 조사발표는 너무나 큰 차이입니. 그 북한의 중간간부의 말은 400만톤이 넘으면 굶어서 죽는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360만톤만 되어도 식량은 부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400만톤이 넘는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 오히려 궁금하다는 표정입니다. 

 

여하튼 동포의 밥상은 계속된다. 평소에 뭐가 맛있을까 하면서 맛에 탐닉하여 가려먹고 반찬투정하면서 살아온 것을 참회합니다. 지금 손이 떨립니다. 뭐 이틀정도 그렇게 먹고, 또 굶는것도 아니고 풀죽이라도 먹고, 감자라도 먹으면서 무슨 소리하냐고 야유와 비웃음을 보낼지 모르지만 지금의 상태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옆에 앉은 동료들도 "우리 이제 금기어 '배고프다', 알았죠?"라고 한다.

 

그래 배고파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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