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갈만한 곳 왜 없겠어? 놀러와!
그래도 이만하기가 어딘가? 올 여름 더위는 예년보다 더 극심할 것이라는 예보 속에 지레 겁을 먹었는데 아직까지는 웬만하게 넘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렇더라도 사무실에 들어서면 곧바로 에어컨 스위치부터 누르고, 차에 오르면 에어컨부터 트는 게 여름이다.
휴가철이 되자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온다. 휴가는 어디로 가느냐, 어디가 좋더라... 그런데 멀리 사는 친척들이나 친구들도 좀처럼 나주로 피서를 오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나주에 갈 데가 있겠어?”
사실 그동안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됐다.
“갈 데가 왜 없어? 오기나 하셔.”
이렇게 목에 힘줘 말할 수 있는 데는 얼마 전에 개장한 금성산 계곡 생태물놀이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여름 무더위를 씻고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금성산 생태물놀이장이 지난달 31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나주시 경현동 금성산 계곡 사방댐 일원에 조성된 물놀이장은 나주시가 1만㎡의 넓이에 4억여원을 들여 조성했는데, 쉼터와 데크시설, 화장실과 샤워실, 관리실과 정화시설 등이 들어섰다.
물놀이시설 곳곳에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로서는 한시름 놓을 수 있어서 좋다.
더구나 물놀이장이 깊은 곳, 덜 깊은 곳, 얕은 곳 수준별인데다 올해 새로 설치된 물미끄럼틀이 어른들의 큼지막한 덩치까지 수용할 정도로 넉넉하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이 일대가 공원지역이기 때문에 취사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솥단지며 불판을 가져가 지지고 볶는 피서는 아서야 할 것이다.
물놀이만 하고 내려올 것인가? 물놀이를 마치고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숲길로 선정된 금성산 야생차밭 오솔길도 걸어보길 권한다. 온 몸으로 느끼는 야생의 싱그러움, 놓치면 아까운 피서다.
지난봄에 마무리된 남평 드들강 솔밭유원지를 찾는 이들도 많다. 안성현 선생의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솔숲에서 강변의 추억을 만끽하는 모습, 나주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피서객들이 몰리는 데 씻을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없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솔밭유원지가 친수공간이기 때문에 그런 시설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는 분명 행정의 착오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피서지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름 피서법에 대해 글을 읽다 우연히 눈길이 머무는 대목이 있었다. 옛 선비들 가운데는 산행으로 여름을 이겨냈다는 기록인데, 남명 조식(1501~1572)선생은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 여행을 즐겨했다.
제자들이 선생이 공부하고 있던 지리산 근처에 모여 칼국수, 단술, 생선회, 찹쌀떡, 기름떡 같은 음식을 나눠먹었다는 기록이다.
그런데 선생은 산을 오르는 데만 만족하지 않고 지리산 곳곳의 유적들을 보고 역사 속 인물들을 떠올렸고, 세금이 무거워 백성들이 고통을 받는 현실을 기록으로 남겼다. 지리산 산행은 선비로서의 위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재충전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가 지은 ‘두류산(지리산)유람록’에 나온 얘기들이다.
이번주 공직자들의 휴가도 이어지고 있다. 쉼을 통해 새로운 사명의 원동력을 찾는 생산적인 휴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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