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가족사랑 나주학생 글짓기 대회 ‘우수상’ 수상작
시대가 변하면 가족의 사랑도 변하는 것일까?
나주중학교 3학년 김현
요즘에는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의 수가 많이 줄었음에도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맡은 일을 수행하기 위해 대부분 시간을 보내느라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자신이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청소년은 방황하기도 한다.
또한, 가족보다는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 연예인, 친구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어린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족의 사랑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사랑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물론 나도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했었지만, 작년에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쯤 이었다. 나는 급성 간염으로 인해 광주의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오전에는 대학생인 누나가 나의 병실에 들러서 오른팔에 링거를 꽂고 있어 혼자서는 머리를 못 감던 나의 머리를 매일 감겨주고 심심하지 않게 해 주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부모님께서 퇴근 후 하루도 빠짐없이 오셔서 내가 잠이 들 때까지 내 옆에 계셨다. 아마도 집에 도착하셨을 때는 빠르면 12시, 늦으면 1시가 되었을 것이다.
차를 타고 이동을 하지만, 퇴근 후에 나주에서 광주까지 매일 이동하기란 어려울 일이었을 것이다. 나의 부모님은 이런 힘든 일상을 20일 정도 반복하시면서도 내 앞에서는 피곤하다는,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내가 보기에는 피곤하신 것 같아 가끔은 ‘그냥 일찍 가셔도 되는데….’라며 빨리 보내드리려 했지만, 부모님께서는 내가 잠이 들 때까지 옆에 계셨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 나도 부모님의 사랑을,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구나! 가족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구나, 단지 내가 느끼지 못했을 뿐이구나!
그 이후로는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서인지 가족끼리 즐겁게 지낼만한 여유가 없었다. 특히 아빠와의 사이는 나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추석, 나는 정말 소중한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사촌 동생들은 밤에 달과 별을 보며 할머니 댁의 옥상에서 즐겁게 폭죽놀이를 했다. 어른들은 명절이라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술을 마시고 계셨다. 그때 많이 취하셨던 아빠가 나와 동생들이 노는 모습을 보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오셨다. 한참이 지났다.
신나게 놀고 있는데 어디선가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려 옆을 바라보니, 앉아 계시던 아빠의 모습이 아닌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는 아빠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때 나는 순간적으로 ‘안 돼!’라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아빠의 머리를 만져 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
나는 울며 달려가서 집 안에 계시던 어른들께 서둘러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어른들은 수건으로 피를 닦고, 구급차를 불러서 아빠와 함께 병원으로 가셨다. 그날 밤, 아빠가 돌아오실 때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편히 누울 수도 없었다. 진심으로 걱정되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 났다.
다행히도 그날 아빠는 무사히 돌아오셨다. 몸에 타박상만 좀 입었을 뿐, 머리에는 이상이 없으시다는 말을 듣고서야 나는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때 느꼈다. 아, 가족을 미워할 수는 없는 거구나. 내가 아빠를 싫어한다고 느꼈던 것은 나의 진심이 아니었던 거구나. 나도 모르게 가족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가족 간에는 보이지 않는 진짜 사랑이 숨어 있다. 또한,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사소하게 느꼈던 것도 가족의 사랑이고,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또한 가족의 사랑이다. 시간이 흐르면 가족의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행동이 변하는 것이다. 즉, 사랑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알지 못하고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바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어 그 사랑을 잘 표현할 수도 없고, 표현할 기회가 없어서 느낄 수 없었던 것일 뿐인데 말이다.
한 달 중에서 단 하루도 아닌, 단 몇 시간도 한가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럼 가족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많이 있을까? 거의 없을 것이다. 여기서 한 달 중에서 한가한 단 몇 시간에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그때만이라도 쉬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쉬는 것은 쉬는 게 아닐까? 물론 쉬는 것이다. 자신이 조금만 생각을 다르게 한다면 그 가정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적은 시간이라도 가족을 위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변함없는 가족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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