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지역 특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주배에 대한 등록이 늦어지고 있어 농정당국의 무신경에 질타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 등록…사과, 포도 다 되는데 나주배 뭐하나?
전국 111개 등록, 전남 28개 중 나주는 ‘0’
멜론, 미나리, 야생차 등 등록자원 방치돼
전국적으로 지역 특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주는 단 한 건도 등록이 되지 않아 농업정책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적으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품목은 농축산물이 72건, 임산물이 30건, 수산물이 9건 등 모두 111개 품목에 이른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남이 28건으로 가장 많고, 경북 21건, 강원 15건, 경남 13건 등으로 나타나 농도 전남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남의 28개 등록품목 가운데 나주지역은 한 건도 등록되지 않았다. 완도 5개 품목(전복, 미역, 김, 넙치, 다시마), 보성 4개 품목(녹차, 삼베, 벌교꼬막, 웅치올벼쌀), 장흥 2개 품목(표고버섯, 키조개) 등 다른 지역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등록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가 뒤늦게 나주배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구비조건 미비 등의 이유로 심의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 관계자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이 나주배에 대한 유명세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나주배의 지리적, 역사적 특성과 산업적, 인적요인 등이 제대로 드러나야 하는데 부족해 보완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 재심사에서도 보완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경우 나주배는 등록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 농민들은 나주배 뿐만 아니라 세지 황토메론과 노안 돌미나리, 금성산 야생차 등이 지리적표시 등록을 하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행정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나주배연구회 권상준 회장은 “세지 멜론과 노안 돌미나리의 경우 각각 전국 시장 20%, 23%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나주시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이, 인근 담양과 전주에서 메론과 미나리에 대한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멜론은 외국에서 건너 온 과일이라 등록대상이 안 된다”고 잘라 말하고 있지만 담양에서는 품종개량을 통해 국산화 된 품목으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
다시 청림산과 영산포 가야산, 경현동 금성산 등에서 야생하는 차(茶)나무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전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신품종 개발 잠재력이 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나주 야생차의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한다면 나주배에 버금가는 나주의 브랜드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지리적표시제는 국제적인 지리적 표시보호 강화 움직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지리적 특산품을 국내 및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난 99년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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