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산동 죽전골목의 풍경과 옛 추억을 조명하는 생방송 시사매거진 ‘프리즘’이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KBS 1TV를 통해 소개된다.
영산포 죽전골목 “방송 탄다네!”
개발논리에 잊혀져가는 골목길 풍경과 가치 재조명
KBS 1TV 시사매거진 ‘프리즘’ 13일 저녁 7시30분
옛 영산포의 정취와 아등바등 살았던 영산포 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죽전골목’이 방송에 소개된다.
광주KBS 1TV 생방송 시사매거진 프리즘(담당 김희수 PD) 제작팀은 지난 7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지금은 서서히 잊혀져가지만 여전히 삶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세월의 보물창고, 골목길의 풍경과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영산포 죽전골목을 찾았다.
이날 방송촬영 현장에는 영산포 출신인 전라남도문화관광해설사 이성자 씨가 동행하며 과거 70~80년대 죽전골목의 생생한 풍경을 소개했다.
한창 번성했던 시절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영산동 일대에는 지금도 오래된 일본식 건물들과 여인숙, 기름집 등이 남아 있어 지난날 술집과 여관이 늘어서고 정미소가 열댓 군데나 됐던 영산포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죽집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는 죽전골목에는 일본식 여관건물과 고소함이 진동하는 참기름집,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잔등길 등이 남아있어 제작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죽전골목 끄트머리 잔등길에 남아있는 희망참기름집은 팔순 넘은 노부부가 지금도 참기름을 짜며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고, 잔등길 너머에는 하룻밤 1만원씩 하는 여인숙들이 몰려 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어떻게 꾸며질지, 죽전골목 이야기는 오는 13일(수) 저녁 7시 30분에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당초 제작진은 뿌리 깊은 유교전통 속에서 다방이며, 공원데이트는 꿈도 못 꾸던 시절, 청춘남녀가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은밀히 데이트를 즐기던 과원동 연애고샅길을 소개하려고 했으나 소방도로 개설과 담장 개량 등으로 옛 골목의 정취를 찾아볼 수 없게 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총 사업비 47억원을 들여 죽전골목 정비사업을 비롯한 영산포 식도락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영산포...나해철
1
배가 들어
멸치젓 향내에
읍내의 바람이 달디달 때
누님은 영산포를 떠나며
울었다
가난은 강물 곁에 누워
늘 같이 흐르고
개나리꽃처럼 여윈 누님과 나는
청무를 먹으며
강둑에 잡풀로 넘어지곤 했지
빈손의 설움 속에
어머니는 묻히시고
열여섯 나이로
토종개처럼 열심이던 누님은
호남선을 오르며 울었다
강물이 되는 숨죽인 슬픔
강으로 오는 눈물의 소금기는 쌓여
강심을 높이고
황시리젓배는 곧 들지 않았다
포구가 막히고부터
누님은 입술과 살을 팔았을까
천한 몸의 아픔, 그 부끄럽지 않은 죄가
그리운 고향, 꿈의 하행선을 막았을까
누님은 오지 않았다
잔칫날도 큰집의 제삿날도
누님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
들은 비워지고
강은 바람으로 들어찰 때
갈꽃이 쓰러진 젖은 창의
얼굴이었지
십년 세월에 살며시 아버님을 뵙고
오래도록 소리 죽일 때
누님은 그냥 강물로 흐르는 것
같았지
버려진 선창을 바라보며
누님은
남자와 살다가 그만 멀어졌다고
말했지
갈꽃이 쓰러진 얼굴로
영산강을 걷다가 누님은
어둠에 그냥 강물이 되었지
강물이 되어 호남선을 오르며
파도처럼 산불처럼
흐느끼며 울었지.
2
개산 큰집의 쥐똥바퀴새는
뒷산 깊숙이에 가서 운다
병호 형님의 닭들은
병들어 넘어지고
술 취한 형님은
강물을 보러 아망바위를 오른다
배가 들지 않는 강은
상류와 하류의 슬픔이 모여
은빛으로 한 사람 눈시울을 흐르고
노을 속에 雲谷里를 적신다
冷山에 누운 아버님은
물결 소리로 말씀하시고
돌절벽 끝에서 형님은
잠들지 않기 위해 잡풀처럼
바람에 흔들린다
어머님 南平아짐은 마른 밭에서
돌아오셨을까
귀를 적시는 강물 소리에
늦은 치마품을 움켜잡으셨을까
그늘이 내린 九津浦
형님은 아버님을 만나 오래 기쁘고
먼발치에서
어머님은 숨죽여 어둠에
엎드린다
죽전골목 끄트머리 잔등길에 남아있는 희망참기름집은
팔순 넘은 노부부가 지금도 참기름을 짜고 있다.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고,
잔등길 너머에는 하룻밤 1만원씩 하는 여인숙들이 몰려 있다.
방송촬영 현장에는 영산포 출신인 전라남도문화관광해설사 이성자 씨가 동행하며
과거 70~80년대 죽전골목의 생생한 풍경을 소개했다.
당초 제작진은 뿌리 깊은 유교전통 속에서 다방이며, 공원데이트는 꿈도 못 꾸던 시절,
청춘남녀가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은밀히 데이트를 즐기던 과원동 연애고샅길을 소개하려고 했으나
소방도로 개설과 담장 개량 등으로 옛 골목의 정취를 찾아볼 수 없게 돼 죽전골목으로 발길을 옮겼다.
영산강 처녀 / 송춘희
영산강 굽이도는 푸른 물결 다시 오건만
똑딱선 서울 간 님 똑딱선 서울 간 님
기다리는 영산강 처녀
못 믿을 세월 속에 안타까운 청춘만 가네
길이 멀어 못 오시나 오기 싫어 아니 오시나
아~~~ 푸른 물결 너는 알지 말을 해다오
유달산 산마루에 보름달을 등불을 삼아
오작교 다리 놓고 오작교 다리 놓고
기다리는 영산강 처녀
밤이슬 맞아가며 우리 낭군 얼굴 그리네
서울 색시 고운 얼굴 정이 깊어 아니 오시나
아~~~ 구곡간장 쌓인 눈물 한이 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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