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나주를 바꿔라 ‘확’ 바꿔라①
◇ 전국 최대 잠사 생산지였던 나주잠사주식회사가 근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성된 산업유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주읍성권 구도심 재생프로젝트 이상에서 현실로
도심 속 흉물 전락한 나주잠사주식회사 재생활용이 관건
성형은 미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많은 도시들이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나주도 2012년 빛가람혁신도시가 완성되면 최첨단 신도시와 쇠락한 구도심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문화적인 괴리감 이상으로 심리적인 박탈감이 지역사회 큰 저해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신구도심 간의 격차를 줄이고, 원도심 주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말잔치에서 머물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나주읍성권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나주시 원도심 재생프로젝트, 과연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그 대안을 찾아 떠나본다. / 편집자 주
말뿐인 역사문화도시, 원인은?
나주시는 입버릇처럼 ‘천년목사고을’, ‘역사문화도시 나주’를 표방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문화도시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나주읍성권 구도심은 역사도, 문화도 없는 옛 허상만 좇는 쇠락한 도시로 전락해 가고 있다. 나주시가 역사와 전통을 되살려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면 어떤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할까.
나주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정연구모임 ‘뜻세움’에서 의미 있는 몇 가지 화두를 내놓았다.
나주시가 시정 전반에 걸쳐 시민과 공무원의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생각과 제안을 장려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개발을 위해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정 연구모임 ‘뜻세움’은 현재 13개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연구모임 가운데 눈에 띄는 모임이 ▲원도심 재생 관련 구 잠사 활용방안(김종순 리더 외 8명) ▲역사와 문화도시에 어울리는 도시공간(김상두 리더 외 9명) ▲근대거리조성+주민복지(김은선 리더 외 9명) 등.
먼저 원도심 재생과 관련해 구 잠사공간을 활용하자는 김종순 연구팀의 구상을 살펴보았다.
나주잠사주식회사, 경제·관광·도시재생의 마중물
연구팀은 과거 전국 최대 잠사 생산지였던 나주잠사주식회사가 근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성된 산업유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쇠퇴해져 가는 원도심의 황폐화 된 빈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도시문화자원이자 도시를 재창조하는 시발점으로 삼자는 주장이다.
이곳을 통해 나주시 원도심 활성화의 거점 역할을 하고, 옛 잠사공장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도시재생의 방향타로 삼고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마중물로 활용하자는 것.
그렇게 될 경우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지역의 활성화와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산업관광, 문화유산 관광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잠사공간의 재활용이 이뤄질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자못 크다.
나주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지역문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으며, 산업유산재생 활용을 통한 산업관광, 문화유산관광 등 새로운 형태의 관광 진흥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새로운 형태의 관광산업으로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지역주민과 외부 방문자간의 교류증진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위해 김종순 팀장을 비롯한 연구팀은 나주잠사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김대현 전 대표이사와 두 차례 면담을 갖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지난 13일 공장과 공장부지에 대한 실측조사를 실시했다.
김종순 팀장은 “나주잠사가 대한민국의 섬유산업에 끼친 영향을 생각해볼 때,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산업화의 역사를 살펴보는 중요한 지표물이 되고, 나주에서는 과거 전통시대의 풍요를 가름하는 의식주 중 의를 대표하는 흔적을 보여주는 산업유산”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도코모모 코리아 나주 근대건축물에 지대한 관심
나주잠사 재활용에 대한 관심은 외부 전문가들도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해 후세에게 넘겨주기 위한 전문가 그룹인 도코모모 코리아(회장 김종현, 배재대 건축학부 교수) 회원들이 지난달 23일 나주잠사를 돌아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도코모모 코리아 광주전라지역회장인 전남대 건축공학부 천득염 교수는 “근대문화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라는 점에서 기존의 건물을 보존하면서 현재적인 목적에 맞게 재활용을 한다면 시대와 역사를 아우르는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신대 건축공학부 이상준 교수도 “현재 잠사 건물이 민간소유의 땅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잠사 앞부분이 헐려 주차장으로 변했는데, 문화재청에서 이 소식을 듣고 매우 애통해 했다”고 전하며 “문화재청 주관으로 근대산업유산 활용프로젝트에 나주시가 도전해 1차 대상도시로 선정돼 실사까지 받았으나 그 뒤로 떨어졌는데 국비만 기다려선 안 되고 나주시가 자체적인 노력으로 활용방안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나주 원도심이 읍성 중심부 복원위주의 사적구역과 길 등의 기반시설정비, 옛 금융조합 등 근대건축문화자원의 공공건축 프로젝트사업 등으로 이뤄지는데 잠사공간은 리모델링 활용건축물로서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는 엔진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근대건축물에 대한 재활용 사례는 가까운 광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광주시가 광주공원의 옛 시민회관을 헐려다 전문가단체의 조언으로 그 건물을 살려서 재생하기로 하고 현재 리모델링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나주에는 이와 같은 원형이 보존된 근대건축문화자원이 훨씬 더 많다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 보존해 나갈 것인지 심도 있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 의견①
광주-혁신도시, 혁신도시-구도심 상생전략 필요
…동신대 건축공학과 이상준 교수
기존의 나주 도시계획은 나주읍과 영산포의 두개의 공간을 연결시키고 성장시키는 도시계획이었다면 혁신도시 이후에는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나주의 도시계획방향은 혁신도시인 신도시와 나주읍, 영산포를 중심으로 한 구도심의 상생의 도시공간 전략에다 혁신도시가 공동혁신도시이기 때문에 광주와 나주의 상생전략을 수립해야할 필요도 있다.
지금도 광주는 광주대로 나주는 나주대로 서로 다른 생각으로 도시공간계획을 수립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와 혁신도시, 혁신도시와 나주구도심 이와 같은 큰 틀에서의 도시공간 상생전략이 필요하다.
광주는 대도시로서의 큰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리고 혁신도시는 자체내 프로그램인 에너지, 정보통신, 농업기반 등을 위주로 광주와 서로 업무분담을 할 수 있는 콘텐츠로 더 세분 전략을 수립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혁신도시와 나주구도심을 생각할 때 읍성권의 구도심은 오래된 역사문화콘텐츠를 중심부에 집중 보존되고 있지만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아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지 못하고 있다. 휴일에도 곰탕집을 위주로 한 방문객수가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식사만 하고 바로 떠나버리고 마는 상태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정비하고 공간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동안의 연구개발한 성과를 중심으로 단계별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한다.
나주시의 역사와 전통을 되살린 도시재생방안은 나주시의 역사문화 콘텐츠는 대부분 국가지정 문화자원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자원이 반경 100~200미터 이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강점이고, 시가화가 진행되지 않음으로 원형보존되어 있다는 점과 이를 원형상태로 정비가 가능하다는 점이 또한 강점이다.
그래서 국가에서 금성관을 중심으로 한 도심구역을 면(面)상태의 국가사적구역으로 지정하고 원형복원사업의 진행과 문화재 활용전략이 수립,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관광행정의 복원과 활용의 정비전략과 이를 도시공간에 반영하려는 도시계획행정의 공간전략도 진행중이다. 읍성 성곽길의 공원지정사업과 국토부 도시재생사업단의 ‘테스트베드 시범도시지정’ 등이 그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보존과 활용전략을 도심에 직접 적용 재생시키는 전략은 유럽과 일본 등 지구상의 선진도시들이 실험하여 성공시킨바 있고 세계도처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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