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糖) 폭식하는 사회, 당을 다스리자
현대는 당을 폭식하는 사회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질병 중 하나인 당뇨병은 많은 당분섭취 때문에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일어나고,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췌장 등 신체 곳곳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체내에 넘치는 당, 그렇다고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당이 우리 몸 곳곳을 공격하는 꼴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김동규 원장으로부터 당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3다(多) 현상에 주의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병 사망률은 10만 명당 35.3명으로 OECD 국가 평균(13.7명)의 2.5배에 달했다. 2030년에는 당뇨질환자가 국민 7명 중 1명에 이르러 고혈압보다 많은 국민병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소아당뇨’라고도 불리는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며,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발생한다.
여기서 인슐린은 세포막의 문을 열어 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일종의 열쇠 역할을 해주는 호르몬이다.
당뇨병 환자의 전형적 증세는 다뇨(多尿), 다음(多飮), 다식(多食) 등 ‘3다(多)현상’.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식후 피로감 등 경미한 증세만 있고 전형적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병을 키우게 된다.
환자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인지율(당뇨병 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당뇨병을 진단받은 분율)은 61.2%였다. 40%가량이 당뇨 증세가 있는지를 몰랐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매년 1만여 명의 당뇨병 환자가 혈관이 막히는 합병증으로 인해 발, 다리가 썩어 절단 수술을 받는다.
이는 교통사고로 다리 절단 수술을 받는 환자보다 많은 숫자다. 발가락부터 천천히 썩어들어가기 때문에 몇 번씩 절단수술을 받고 심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많다.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생긴다.
당뇨병은 또 성인 실명(失明)의 가장 큰 원인이며 매년 새로 혈액 투석을 받는 콩팥기능저하증 환자 4,400여 명 중 최소 50% 이상이 당뇨병 환자로 여겨진다.
뇌졸중으로 입원하는 환자의 20~30%, 심장혈관 수술을 받는 환자의 30~40%도 당뇨병 환자다. 국내에는 당뇨병의 사망자 통계에 만성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포함되지 않지만 이를 합칠 경우 당뇨병이 단연 사망률 1위라는데 의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주기적인 혈당 측정이 필요
당뇨병을 조기 진단하는 확실한 방법은 혈당 측정이다. 소변 검사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병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상인은 아침 공복 때 혈당치가 80~100mg/dL 범위다.
공복 혈당치는 젊을수록 낮고 나이가 들수록 100mg/dL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8시간 동안 공복시(빈속) 혈당이 126mg/dL 이상이고, 75g 경구(經口) 포도당을 섭취(컵에 단물을 마시는 것)하고 2시간 뒤 혈당이 200mg/dL 이상으로 나오면 당뇨병으로 분류된다.
제1형 당뇨병의 경우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지만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엔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해 추가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뱃속에 지방이 많아지면서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생기는 ‘2형 당뇨병’이 대부분이다. 서양에서는 몸 전체가 뚱뚱한 비만인에게서 당뇨병 환자가 많이 나타나는 반면 한국인은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불룩한 ‘거미형 인간’에게서 당뇨병 환자가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30대 이후에는 비만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당뇨병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서 체중을 5~7% 줄일 경우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가 불룩하더라도 뱃살을 만져서 두께가 얇은 경우가 두꺼운 것보다 더 해롭고 배꼽 위에서 명치까지가 불룩 튀어나온 경우가 배꼽 아래가 볼록 튀어 나온 것보다 더 나쁘다.
당뇨병 관리수칙
당뇨병 관리의 첫 번째 수칙이 ‘혈당 조절’인 만큼 설탕이 든 음식은 무조건 조심해야한다.
설탕이 많이 든 음식에는 꿀, 잼, 케이크 외에도 사탕, 초콜릿, 젤리 등 과자류, 콜라, 사이다 등 청량음료류, 모과차, 유자차 등이 있다. 설탕은 환자의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설탕 대신 식초, 겨자, 계피, 후추, 생강 등을 적당히 이용하고 단맛을 낼 때에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안전한 인공감미료를 조금만 사용한다.
통조림 등 가공식품보다는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로 조리하는 게 좋다.
육류의 기름 부분은 떼어내고 닭은 껍질을 벗겨 사용한다. 튀김음식을 할 때 밀가루 반죽은 적게 하고, 음식 재료는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음식을 내어 놓을 때에는 접시에 조금씩만 담는 것이 기본이다.
술은 당뇨병 환자에게 ‘금기 사항’이다. 혈당 조절이 잘 되는 당뇨병 환자에게만 소량 허용될 뿐 대부분의 환자에게 알코올은 간 및 췌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담배 역시 당뇨병의 대혈관 합병증 진행을 촉진시키므로 삼가야 할 대상이다.
또 비만한 40세 이상 성인,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 갈증, 다뇨, 피로, 체중감소 등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췌장염, 담석증 등이 있는 사람은 1년에 1~2차례 혈당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김동규원장은 “비만으로 여겨지면 빨리 걷기,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 등은 몸속의 지방을 분해시켜 배출시키는 유산소 운동으로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몸의 구석구석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게 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그리고“밤 9시 이후 식사나 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담배는 뱃속을 기름지게 만들기 때문에 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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