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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김진수의 들꽃에세이<57> 부처꽃(千屈菜)

by 호호^.^아줌마 2014. 8. 17.

김진수의 들꽃에세이<57>…부처꽃(千屈菜)

원줄기도 곧고 잔가지도 곧은 수변식물 …부처꽃(千屈菜)

 

학명: Lythrum anceps (Koehne) Makino

쌍떡잎식물강 도금양목 부처꽃과 부처꽃속의 여러해살이풀

 

『부처꽃』은 묵정논이나 방죽머리, 소택(沼澤), 강변, 낮은 초지, 습지 등 과습한 지역에서 살며 주로 중부 이남의 저지대에 분포한다. 못가에 큰 군락을 이루어 꽃대를 밀어 올리면, 분홍꽃들은 무수히 작은 색점을 찍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처꽃』은 일본명 ‘미소하기(禊萩:계추)’에서 힌트를 얻은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부처꽃』을 우난분회(盂蘭盆會) 때 불단에 바치는데, 하안거(여름철 석 달 동안 수행자들이 한 곳에 머물면서 좌선수행에 전념하는 것)가 끝날 무렵인 음력 칠월 보름을 전후하여 행하는 불사(佛事)이다. 부정을 씻기 위해 목욕재계(禊)하는 풍속과 식물체가 사철쑥(萩)을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

 

학명 라이쓰럼(Lythrum)은 ‘피’라는 뜻의 히랍어 라이트론(lytron)에서 유래된 것으로, 꽃이 피처럼 붉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는 또 「털부처꽃」이 있는데, 털부처꽃의 종명 ‘살리카리아(salicaria)’는 잎이 버드나무 속의 잎과 비슷함을 뜻한다. 키가 크고(1.5m), 전초에 거친 털이 밀생한다.  

「좀부처꽃」은 중부지방에서 자라는 키가 작은(30cm) 식물로 이것은 이름만 유사하지 생태학적으로나 계통분류학적으로 아주 다른 식물(좀부처꽃속)이다.

 

『부처꽃』을 또 「두렁꽃」이라고도 부른다. 논두렁이나 도랑가, 밭고랑에 두루 편한 향명이다. 한국, 중국, 아프리카,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부처꽃』은 잎겨드랑이에 분홍 꽃이 이삭 형태로 층층이 피어나는 취산꽃차례이다. 특성상 피고 지는 개화기간이 다른 풀들에 비해 상당히 길다는 말인데, 또 재배가 손쉬운 장점도 있다.

 

마을 저지대나 공원의 상습 침수지역에 녹화용으로 심어볼만하다.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바로 직파하면 이듬해 싹이 나오고, 6월 초에 이식하면 한여름에 꽃을 볼 수 있다. 보습력이 좋고 비옥한 곳을 좋아하지만 양지에서도 잘 견디는 편이다.

 

『부처꽃』의 생약명은 「천굴채(千屈菜)」이다. 폐결핵이나 폐암에 사용하는‘권백(卷柏, 부처손)'을 비롯하여 부처님의 손톱 같다하여 붙인 ‘불갑초(佛甲草, 돌나물)’, 부처님의 귀로 표현한 ‘불이초(佛耳草, 떡쑥)’ 도 이름값을 하는 좋은 약용식물이다.

 

맛은 쓰고 성질은 서늘하다. 포도상구균, 티푸스균, 대장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가지며, 이질균은 더욱 민감하다.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지혈작용도 기대할 수 있으며,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능도 지녔다. 과다 복용 시 설사의 위험이 있어도 독은 없다.

 

청열해독(淸熱解毒), 양혈(凉血), 파어통경(破瘀通經), 어혈경폐(瘀血經閉), 혈붕(血崩)에 적합하다. 체내의 불필요한 습기를 조절하는 이습작용으로 부종을 내리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한 불자가 백중날 부처님께 봉양하려고 연못에 갔는데 장맛비에 물이 불어 연꽃을 딸 수 없게 되자 그만 낙심하여 울고 말았다.

 

이때 홀연 백발노인이 나타나 물가의 부처꽃을 가리키며 연꽃을 대신하라 일러주었다는 옛이야기가 전한다. 세상 어디고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드는 물가에 무리를 이룬 부처꽃의 생태는 정진하는 수행자들처럼 맑고 조용하다.

 

『부처꽃』은 참선하는 스님들처럼 허리가 곧다. 줄기도 가지도 곧게 세워서 잉큼잉큼 꽃대를 붉히는 모습에는 세속과 탈속의 경계, 물과 뭍의 접경에 앉아 화두(話頭)를 드는 좌선의 자태다.

 

호수의 연꽃에 화답하듯 일제히 일어서는 연안의 두렁꽃들. 부처님을 따르는 사부대중들의 행렬, 무릇 조사(祖師)와 수행자들이 하안거로 앉아 두렷 깨달음을 얻는 그림으로 바라보니 선문답이 따로 없다. / 김진수 전남들꽃연구회장

 

 

 

 

 

 

 

 

 

 

 

 

부처꽃은 불교에서 부정을 씻기 위해 목욕재계하는 풍속과 식물체가 사철쑥을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