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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나주반 ‘통판’이냐 ‘변죽’이냐 정통성 시비

by 호호^.^아줌마 2014. 8. 24.

 

 

 

 

 

 

 

 

 

 

 

 

 

◇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小盤匠)’ 인정 예고 대상자 김춘식 씨<사진 문화재청 제공>

 

 

 

나주반 ‘통판’이냐 ‘변죽’이냐 정통성 시비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김춘식 소반장 지정 앞두고 공예계 시끌

문화재청 “소반장 지정이지 나주반 지정 아냐” 최종심의는 9월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지난달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小盤匠)’ 보유자로 나주 출신 김춘식(78·전남도무형문화재 제14호)씨와 통영 출신 추용호(64·경남도무형문화재 제24호)씨를 각각 인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김춘식 씨에 대해 “해방 후 거의 형태가 사라진 나주소반의 맥을 이은 장인으로, 전통소반 제작 기법에 대한 이해가 깊고, 전승기량이 탁월해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공예인들 사이에서는 김춘식 씨가 전승하고 있는 나주반의 제작방식이 나주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이 아니라는 이견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소목장 윤재술(71, 오른쪽 사진)씨는 “나주반의 원형은 통판으로 만들어진 상판과 운각, 가락지와 다리가 결구되는 구조로서 백골이 완성되어야 나주반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김춘식 씨가 제작해 온 나주반은 일제 때 전기가 공급되면서 상공장에서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만든 변죽소반이지, 나주반의 원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목장 추현(45)씨도 “일찍이 나주반을 전수하는 과정에 상판은 평대패로 판의 두께를 맞춰 네 귀를 맞추고 까귀로 깎아낸 다음 배꼽대패로 다듬고 호비칼로 전을 깎아 다듬는 방식으로 배웠다”면서 “문화재 지정목적이 사라져가는 유무형의 기술이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데 있다면, 그 원형이 사라지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문화재청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반장 김춘식<왼쪽사진> 씨는 “조선시대 3대 소반으로 손꼽히는 나주반과 통영반, 해주반 중에서 통영반과 해주반은 통판이지만, 나주반은 상판에 홈을 파서 변죽을 끼우는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반장은 “‘조선의 소반과 도자문구’를 저술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가 1913년도에 직접 나주에 와서 나주반을 제작하던 이운연 씨 등을 만나 기술한 나주반에 대한 설명에서도 변죽소반이 당시 나주반의 제작방식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춘식 소반장은 또 “현재 나주반을 보유하고 있는 박경중 씨와 이상연 씨 소유의 실물을 살펴봐도 통판으로 제작한 나주반이 아닌 변죽을 끼워 만든 상”이라며 “일부에서 나주반을 통판으로 제작했을 수도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제작방식은 변죽소반”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소반장 지정은 공모를 통해서 전국에서 응모한 장인들을 대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지, 가장 기능이 뛰어난 사람을 지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춘식 소반장의 경우 전남도가 지난 28년 동안 나주반 전승자로 지정해 온 것을 토대로 신청이 됐으며, 이번 문화재 지정 종목은 나주반이 아니라 소반장이기 때문에 나주반의 원형에 대한 논란은 전남도가 따져야 할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문화재청은 소목장과 소반장의 보유자를 충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승자를 공모한 끝에 공모에 신청한 장인들에 대한 전승경력 확인과 공방 실태조사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6월 전통방식으로 서안(書案)과 소반을 직접 제작하게 하는 심층기량심사를 시행했다.

 

이번에 ‘소반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춘식 장인 등에 대해서는 최소 30일 이상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필요한 사항에 대한 확인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달 최종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소반장(小盤匠)’은 음식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床)인 소반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가진 장인을 일컫는 말로, 나주소반은 잡다한 장식이나 화려한 조각이 없이 소박하고 튼튼한 짜임새로 견고함과 간결함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목장 윤재술 장인과 통판식 나주반

 

 

 

김춘식 소반장과 변죽식 나주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나주반

 

    전국 3대 소반으로 알려진 나주반, 통영반, 해주반↑↑↑                                옛날 상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