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의 덧셈과 뺄셈
정치판의 덧셈과 뺄셈
내가 정치인이 아니어서인지는 몰라도 정치인이 정치 얘기를 하면 넌덜머리가 나고, 비정치인이 정치를 얘기하면 귀가 솔깃해진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그렇다.
이제 정치는 특정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이 사회의 건전한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 누구라도 정치를 할 수 있고, 또 정치를 요구받는 시대임을 일깨워 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이 지구상의 공기를 함께 나눠 마시고 사는 사람들 중에 감히 비교해보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기술과 예술을 융합해 인류의 삶의 질 자체를 바꿔놓은 스티브 잡스가 그렇고, 컴퓨터바이러스나 잡는 공학도로 알았던 안철수 같은 사람이 그렇다.
스티브 잡스와 안철수가 던져준 이 시대의 화두는 융합, 즉 컨버전스(convergence)다.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이다.
과학과 예술이 만나 이 시대가 얼마나 편하고 아름다워졌는가. 이제는 흑백논리도, 보수와 진보논리도 아닌 컨버전스가 시대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아직까지도 여당과 야당이 싸우고, 진보와 보수가 싸우고, 주류와 비주류가 싸우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야권통합을 의결하기 위해 열린 민주당 임시전당대회가 멱살잡이로 얼룩진 현실을 지켜보면서 이 사회가 언제까지 저런 용팔이식 정치판을 용납해야 하는가 혐오증이 일었다. 그 참담했던 장면은 역설적으로 왜 민주당이 범야권 통합을 통해 혁신적인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야권통합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일대 회오리가 몰아칠 기세다. 소위 무당파로 분류되는 나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통합야당이 창당하면 입당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특정 정치인을 반대하는 것이지 민주당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얘기는 무소속 의원들의 규합된 의견은 아니라는 전제를 두고 있다.
앞으로 나주의 정치판도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둘러싼 후보들의 혈전이 치러질 것이고, 이를 계기로 정치권은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이어질 나주시의회 하반기 원구성 과정이 눈에 훤하다. 의장단을 차지하기 위한 감투경쟁이 총천연색 스펙타클 무협드라마로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수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진즉부터 누가 차기 의장에 내정이 됐니, 터무니 없는 소리니... 암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통합야당 출범을 통해 다선의 무소속 의원들이 합류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판도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이들의 입당을 저지하려는 용팔이부대가 등장하지 않을지...
중앙정치든, 지역정치튼,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덧셈과 뺄셈,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