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국회의원 VS 국해의원

호호^.^아줌마 2012. 2. 14. 02:29

 

국회의원 VS 국해의원

 

 

‘품행과 예의가 바르며 점잖고 교양이 있는 남자’를 신사(紳士)라고 한다. 물론, 보통의 남성을 대접해서 그렇게 부르거나, 양복을 의젓하게 차려입은 남자, 상류사회의 남자를 또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갑자기 궁금증이 도진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신사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익숙한대로 5지선다형으로 구분해 보았다.

①공무원 ②예술가 ③성직자 ④정치인 ⑤사업가.

 

우리나라 공무원들에게 청백리상이 있다면 국회의원들에게는 ‘백봉신사상’이 있다. 해방 전에는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에는 야당지도자로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정치인으로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전형적인 신사가 바로 제헌의원이며 국회부의장을 지낸 백종 라용균 선생이다.

 

국회에서는 백봉 라용균 선생을 본받아 신사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을 뽑아 해마다 ‘백봉신사상’을 주고 있다. 각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의원을 선정하는데 첫째, 모범적인 의정활동으로 국민에게 헌신한 의원, 둘째, 원칙 속에서도 유연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 의원, 셋째, 국가와 국민에게 큰 업적을 남긴 의원, 넷째, 신사적인 풍모와 교양을 갖춘 의원 등 4가지를 들어 평가하고 뽑는다.

 

지난해 이 상 수상자로 한나라당에서는 황우여, 김성식, 남경필, 박근혜, 정태근, 홍정욱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박선숙, 박영선, 정세균 의원이 선정됐다고 한다.

 

그런데 박희태 국회의장이 대표로 있는 백봉기념사업회가 돌연 시상식을 연기했다. 여야가 맨날 싸우며 대치하고 돈봉투사건이 난무하는 부끄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모범적이고 신사적으로 국회활동 했다고 상을 주고받겠느냐는 자성의 의미였을까. 어떤 수상자는 스스로 ‘낯 부끄러운 상’이라며 상을 못 받겠다고 사양까지 했다는 소식이다.

 

이 백봉신사상을 받은 정치인 중에 고(故) 김근태 선생이 있다. 1995년 국민회의 부총재로 현실정치에 입문한 이후 네 차례나 이 상을 받았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있던 2000년 8월 당시 권노갑 의원으로부터 불법선거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가 ‘순진한 바보’라는 별명과 함께 ‘왕따’가 됐다.

 

이후 그는 친지 등으로부터 총 2억4,500만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부는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선고유예란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대검의 불법대선자금 수사가 한창인 상황에서도 “범죄사실은 인정되지만 같은 시기·액수·명목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다른 의원은 기소조차 되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김 의원 스스로 양심고백한 만큼 선고유예한다”고 판결문에 썼다. 이후 ‘정직’과 ‘깨끗함’은 김근태 선생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요즘 금배지를 달기 위해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지역에서 펼치는 각축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나주·화순선거구 박선원 예비후보는 “최인기 후보측이 화순에 이어 나주에서도 경선참여 신청서를 사전 교부해 서명작업을 벌였다"며 불법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경선 시행세칙이 확정되기 이전에 자의적으로 경선참여 신청서를 만들어 교부한 것은 불법 사전선거운동 행위라는 주장이다.

 

최인기 예비후보측은 “당내 경선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단순히 지인의 인적사항을 기록하는 것이지 경선 선거인단 신청서는 아니다. 정상적인 당무활동을 탈법·불법행위로 몰아가는 것에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 과정에 최인기 예비후보 재산증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가하면, 일찌감치 ‘지지서명파’와 ‘공천배제파’로 나뉘어 중앙당에 탄원서가 오르내리는 등 정치권이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백봉 라용균 선생이 지하에서 우리의 이런 정치현실을 본다면 뭐라 말씀하실까.

 

“이 사람들아, 국회의원이 되려고 먼저 정직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민심을 얻으려고 해야지, 어찌 얄팍한 술수와 술과 밥으로 금배지를 살 생각을 하나. 정치개혁 앞장서고 정책쇄신해서 국민과 지역민들에게 존경받는 의원이 돼야지 않겠나...”

 

제발 당신들이 국회(國會)의원은 될 지언정, 국해(國害)의원은 되지 않기를 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