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그래도 우리, 투표합시다!"

호호^.^아줌마 2012. 4. 10. 00:36

"그래도 우리, 투표합시다!"

 

 

“저는 공직자입니다. 그래도 투표율 70%가 넘으면 뽀글뽀글 파마를 하겠습니다. 노란색 염색도 하겠습니다.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두 번이나 공직에서 떠났지만 개의치 않고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똘똘 뭉쳐 기회를 주십시오. 저도 저의 변신이 보고 싶습니다.”

 

2009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국세청 내부통신망(인트라넷)에 올렸다가 파면(이후 해임)된 불행한 사나이, 이후 30개월에 걸친 기나긴 법정투쟁 끝에 승소해 지난해 12월 복직한 행운의 사나이, 그 주인공인 나주세무서 김동일 계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로 호응을 했고 꼭 그의 변신을 보고 싶다는 댓글로 이어졌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각 후보들 진영에서는 막바지 승기를 잡으려는 안간힘이 불을 뿜고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어서 빨리 이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비단 선거에 휩쓸리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상대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내조차 비치기 어려워 가슴앓이를 하는 이 살벌한 선거판이 하루 빨리 끝나 버렸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다.

 

특히나 이상한 것은, 나주·화순선거구에서 자웅을 겨루는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앞만 향해 나가는 경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상대후보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는 격투기선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는 선거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로 인해 갈등과 대립이 더 격화되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선거에서는 승자가 있다면 패자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경쟁이 대립으로 발전하고 대립이 상대를 무너뜨리려는 ‘생사를 건 싸움’ 양상으로 치러진다면 유권자들에게 과연 선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를 둘러싼 대립은 선의의 경쟁을 넘어 승자가 누가 되든 뒷수습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염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 의미를 한마디로 어떻게 규정할지 애매할 정도로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진행되고 있다.

 

유권자의 열기로 보면 이번 총선은 2010년 지방선거보다도 못하다는 평가다. 지방선거가 아닌 국가선거기 때문에 집권당인 새누리당 정권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고, 한미 FTA, 경기침체 및 사회양극화, 국가권력의 민간인 사찰 문제 등 큰 이슈가 즐비한데도 우리지역에서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왜 그럴까? 싸우고 다투는 여러 이슈들이 자기들끼리의 문제지 유권자들하고는 별 관련도 없고 서로를 고자질하기 바쁘고 네거티브 선거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유권자는 더욱 고민하고 궁리해 잘 찍어야 한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해야 하고 최선이 안 되면 차선, 차악의 선택이라도 해야 그것이 유권자로서의 최선이다.

 

이제 우리 마지막으로 엄밀하고 냉철하게 판단해 보자. 어느 후보가 정직한가, 아니 어느 사람이 보다 덜 부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권력형 비리,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는가? 과거에 자신이 내세운 공약에 대해 당선 후 말 바꾸기를 한 적은 없는가?

 

지역의 이익보다 국가 전체의 이익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오히려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달콤한 공약을 내세우지는 않는가? 공동체를 통합시키고 화해시킬 만한 사람은 누구인가? 근면성실하게 일하면서도 가난한 근로자들과 선천적으로 약한 이 사회의 약자들에게 누가 더 이로울 것인가?

 

4월 11일에서 12일로 넘어가는 하루의 달력이 참 무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