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초등생 성폭행사건 현장검증 시민들 분노 폭발
◇ 1일 오전에 실시된 현장검증에 몰려 온 시민들이 일제히 피의자 고 씨를 향해 욕설과 야유를 퍼부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모자 벗겨! 저런 놈 얼굴을 왜 가려?”
나주 초등생 성폭행사건 현장검증에 시민들 분노폭발
잠자는 아이 이불보쌈이라니 “불안해서 어찌 사나?”
가정에서 잠을 자던 아이가 이불보쌈을 당해 성폭행 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 나주사회가 온통 경악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지난 1일 오전 현장검증이 진행된 나주시 영강동 삼거리 일대는 취재진과 시민 등 천여 명이 몰린 가운데 분노한 시민들이 피의자 고종석(23)을 향해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시민들은 모자를 쓴 채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현장검증에 나선 고 씨를 향해 "모자 벗겨. 저런 놈 얼굴을 왜 가려?"라고 소리 치며,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할 수 있느냐”, “전국팔도를 돌리면서 돌팔매질을 시켜도 시원치 않을 놈, 공개처형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나주경찰서(서장 이명호, 오른쪽 사진)는 지난 30일 새벽 1시45분께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을 자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A(7)양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고 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결과 고 씨는 29일 밤 피해자의 집 주변 PC방에서 인터넷 게임을 하던 중 안 양의 어머니가 게임을 하러 들어오자 인사를 나누고 함께 게임을 하다 새벽 1시 15분쯤 “매형과 술 한 잔 더 해야 겠다”며 자리를 뜬 뒤 곧바로 A양의 집으로 가서 출입문 쪽에서 자고 있는 A양을 이불 채 안고 300m 떨어진 영산대교 아래로 납치해 잔혹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마친 고 씨는 A양을 그대로 내팽개쳐 둔 채 인근 슈퍼에서 현금 20만원과 담배 3보루를 훔쳐 나주시내 찜질방에서 잠을 잔 뒤 오전 10시까지 주변 PC방에 있다가 경찰이 자신을 쫒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순천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 씨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고 씨가 순천에서 즐겨 찾는다는 풍덕동 한 PC방에 잠복해 있다 오후 1시20분께 고 씨를 체포해 나주로 압송됐다.
경찰 조사에서 고 씨는 평소 어린이가 등장하는 일본야동을 즐겨보았으며 자신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영산포 초등생 납치 성폭행 피의가 고종석
완도가 고향인 고 씨는 5년 전 작은아버지가 살고 있는 영강동에서 5~6개월간 살았으며, 그 후 일정한 주거지 없이 순천과 나주를 오가며 막노동을 해 왔다.
고 씨는 A양의 부모는 물론 인근 주민들과도 ‘삼촌’ ‘형님’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를 당한 지 12시간, 부모들이 실종신고를 한 지 5시간 만에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발견된 A양은 곧바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영산포 제일병원과 나주병원, 그리고 전남대병원을 오가며 또 한 번의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나주경찰이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 초동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나주시민들은 잇달아 불어 닥친 태풍으로 지역이 쑥대밭이 된 상태에서 이처럼 흉악한 범죄가 발생해 망연자실한 표정 속에서 언제 또 어쩐 사건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6월께 시작된 금성산 괴담, 즉 금성산을 등반하던 중년여성이 담배를 피우던 청소년들을 나무랐다가 보복성 성폭행을 당한 뒤 자살했다는 소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시 소문의 진위파악에 나섰던 나주경찰은 이를 목욕탕에서 흘러나온 헛소문으로 단정지었으나 시민들은 당시 목격자가 두 명이나 있었으며, 현장에 있던 청소년들의 보복이 두려워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택가 우범지대에 대한 CC-TV 설치 등 치안강화와 시민 취약계층에 대한 방범의식 제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 피해자의 집에서 A양을 납치한 뒤 범행 장소로 향하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는 고종석을 향해 군중들이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