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홍어향토산업 업자간 이해관계 얽어 ‘삐그덕’
◇ 영산포홍어를 지역브랜드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향토산업(홍어)육성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동수오량농공단지에 들어서고 있는 홍어가공공장을 두고 상인들과 사업단이 마찰을 빚고 있다.
나주시 홍어향토산업 업자간 이해관계 얽어 ‘삐그덕’
홍어연합회 “대규모 가공공장 가동하면 영세상인들 망해”
홍어명품화사업단 “출자자 문호개방 누구든지 참여하라”
6년 동안 표류하던 끝에 겨우 가닥을 잡고 추진되던 나주시 향토산업(홍어)육성사업이 막바지에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주)영산포홍어명품화사업단(대표 강건희, 이하 홍어사업단)이 국내산 홍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위생적으로 가공판매하는 홍어명품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 홍어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홍어사업단은 현재 나주시 동수오량농공단지에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 이하 HACCP)시설을 갖춘 1,653m²(500평) 규모의 가공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현재 75%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0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오른쪽 사진>
이렇게 될 경우 나주·목포·광주권에서는 유일하게 HACCP시설을 갖춘 고급홍어로 인식돼 영산포홍어의 홈쇼핑과 대형마트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영산포 선창 일대와 목사고을시장 등에서 홍어를 파는 상인들이 이를 두고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어산업이 기업화 되면서 기존 영세상인들이 설 땅을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영산포홍어연합회(회장 김영수)는 홍어사업단이 추진하는 홍어향토산업이 대다수 홍어상인들의 이익과는 별개로 몇몇 출자자를 중심으로 기업화 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 김영수 회장은 “홍어향토산업의 본질이 기존의 홍어상인들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몇몇 출자자들만 배불리는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어사업단 강건희 회장은 “그동안 수십여 차례의 회의와 논의를 거쳐서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사업이 무산될 상황에서 국가지원사업을 반납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5명의 출자자가 1억원씩 자부담을 떠안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홍어향토산업은 나주의 홍어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나주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육성해보자는 취지이며 누구든지 출자를 통해 사업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어사업단은 지역내 홍어상인들의 불만과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27일 오후 3시 영산동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사업경과보고회와 함께 홍어산업 발전에 대한 상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 참석자는 홍어연합회 회원 네 명과 홍어사업단 참여이사 3명 등 고작 7명만이 모여 맥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도 홍어연합회측은 홍어사업단의 가공공장 설립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으며, 홍어사업단은 이미 75% 이상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공장설립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강경한 의견으로 맞섰다.
홍어향토산업은 2007년 나주시가 농식품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 국비 15억원, 도비 1억8천만원, 시비 10억2천만원, 자부담 3억원 등 총 3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사업초기 32명의 홍어상인들이 참여하기로 했다가 도중에 내홍을 겪으면서 대부분 탈퇴하고 지난해 7월 5명이 출자해 주식회사 형태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의 사업부진에 대한 두 차례 페널티로 사업비 2억원을 삭감당한 바 있으며, 지난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사업비가 사고이월 처리되면서 3억1천만원이 불용처리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농식품부가 직접 파견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홍어 가공공장 설립과 가공식품 개발 등을 뼈대로 홍어명품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지역특산물에 대한 지리적표시제 등록이 ‘발등의 불’이 되고 상황에서 영산포홍어에 대한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두고도 홍어연합회와 홍어사업단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