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이야기

삼봉(三峯) 정도전 유배지 흉물 방치 ‘눈살’

호호^.^아줌마 2012. 9. 23. 21:29

◇ 두 차례 불어닥친 태풍으로 문화재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삼봉 정도전 선생 유배지가 태풍에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태풍피해 문화재 복구 지정문화재만?

 

삼봉(三峯) 정도전 유배지 흉물 방치 관광객 ‘눈살’

반남고분군, 만호정, 금성토평비 등 응급조치 완료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문화재와 유물 유적지 훼손이 심각한 가운데 나주시가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태풍으로 나주시 문화재는 국가사적 제513호 반남고분군 덕산5호분의 분구 일부가 무너지고, 전남도기념물 제145호 만호정이 주변에 있던 느티나무가 지붕을 덮치면서 처마 일부가 훼손됐다.<오른쪽 사진>

 

또 유형문화재 제126호 남평향교는 태풍에 지붕기와가 파손되고 서재 벽체가 떨어져 나간 가운데 남평향교의 정취를 아름답게 꾸며주었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크게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밖에도 문화재자료 제175호인 금성토평비는 노거수가 비석 위로 쓰러지면서 비석이 부러지는 큰 피해를 입는 등 국가 및 전남도 지정문화재 28개소와 문화시설 3개소가 파손돼 3억원 이상의 복구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하지만 행정의 손길이 미쳐 닫지 않은 비지정 문화재들의 피해상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백동마을 서쪽에 있는 조선 건국의 주역 삼봉(三峯) 정도전 선생의 유배지가 크게 훼손돼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것.<오른쪽 사진>

 

당시 회진현 거평부곡에 속한 이 소재동(消災洞)에서 유배를 살았던 정도전은 포은 정몽주와 쌍벽을 이루는 고려말의 경세가로 중국대륙의 신흥강국 명나라를 가까이 하여 원나라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친원파들로부터 배척을 당해 유배를 오게 됐다.

 

그는 이곳에서 3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가난(家難), 답전부(答田父), 금남야인(錦南野人), 금남잡제(錦南雜題), 금남잡영(錦南雜詠), 심문천답(心問天答) 등 여러 글을 남겼으며 인근의 청년들을 모아 학문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일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 정 아무(37·여·전주시 덕진구)씨는 “남도 답사길에 꼭 둘러볼 곳으로 강진 다산초당과 나주 정도전 선생 유배지를 소개 받고 일부러 왔는데, 유배지가 생각 보다 너무 초라하게 꾸며져 있는데다 태풍에 휩쓸린 채 방치되고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는 아쉬움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국가 또는 도지정문화재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과 전남도에 긴급보수비를 편성해 복구를 추진하는 한편, 시 지정 문화재와 비지정 유물·유적지 등은 시 자체 긴급사업비를 활용해 보수 정비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