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이야기

농번기철 농촌 노인들은 외로워

호호^.^아줌마 2013. 6. 10. 23:06

◇ 농번기철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돌봄사업의 필요성이 높은 가운데 지난 7일 나주시 봉황면 장성2구 주민 한철원<사진 왼쪽>씨와 나주시 사회복지사 김귀실<사진 오른쪽>씨가 이금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있다.

 

 

농번기철 농촌 노인들은 외로워

 

바쁜 이웃들 홀로 사는 노인 돌볼 겨를 없어

나주시 7월부터 홀로노인 응급안전돌봄 추진

 

“혼자 계신 친정어머니가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 퇴원을 했는데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요. 서울, 제주에서 딸들이 달려와 돌보고는 있지만 올라가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지난 7일 나주시 봉황면 장성2구 두함마을 이금례(89) 할머니 댁에 나주시 희망복지지원팀 김귀실 사회복지사와 이 마을 주민 한철원(62·전 이장)씨가 달려왔다.

 

노환으로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한 달 동안 치료를 받던 노모가 퇴원을 했으나 당장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서울 사는 큰딸 김갑덕 씨와 제주에서 농사를 짓는 둘째딸 갑순 씨가 간병을 위해 내려왔던 것.

 

하지만 직장생활과 농사일로 오래 머물 수가 없는 딸들이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했으나 등급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소식을 전해들은 한철원 전 이장이 나주시 사회복지사 김귀실 씨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고, 사정을 파악한 김귀실 씨가 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센터에서 등급판정을 받을 때까지 세지면에 있는 요양원 ‘행복의 집’에 의뢰해 노모를 모시기로 했다.

 

“죽더라도 집에서 죽겠다”며 한사코 시설입소를 마다하던 노모도 ‘친정마을’에 있는 요양원이라 하니 순순히 따라나선다.

 

최근 농촌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바쁜 농번기철에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 노인들이 주택에서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 요양시설에 입소하기를 꺼리고 있는 가운데, 객지에 사는 가족들이 노환을 염려해 시설입소를 권하고 있지만 통하지 않고 있는 실정.

 

한철원 씨는 “평소 같으면 이웃주민들이 한번씩 들러 안부도 묻고 식사도 챙겨드릴 수 있지만, 농번기철에는 다음날 새벽에 일을 나가야 되기 때문에 다들 초저녁에 잠을 자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사정을 말한다.

 

현재 나주시에 혼자 사는 노인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7천464명(남자 1천5백98명, 여자 5천8백7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평읍이 6백37명으로 가장 많고, 봉황면 6백1명, 다시면 5백61명 순이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 1천8백23명으로, 영산동과 남평읍, 성북동, 봉황면에 밀집해 있다.

 

나주시는 나주시노인복지관과 시니어클럽 등을 통해 ‘노-노케어’ 사업으로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대로 홍보가 안 돼 일반 가정에서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다음달 1일부터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응급안전돌봄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위탁 수행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운영한 데 이어 올해 7월부터 12월말까지 운영하게 되는 홀로노인 응급안전돌봄사업은 홀로 사는 노인 1천5백명을 대상으로 댁내 안전여부 모니터링과 응급상황 발생 시 노인돌보미 소방서 등과 연계한 응급구조 구급 등의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를 위탁하게 되는 기관은 사회복지법인 또는 정관상 사회복지사업에 관련된 목적사업이나 주요사업 내용에 사회복지사업이 포함된 비영리법인 중 공고일 현재 노인대상 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