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의시인

여행...김진곤

호호^.^아줌마 2014. 10. 29. 16:13

 

여행

 

                                     김진곤

 

길섶 들꽃이 흐느적거리는 낯선 길

처진 어깨보다 하늘이 무겁게 찡그린다

놓고 온 세상사에 하늘보다 울상인 나

미칠 듯 달려간 곳엔 샘이 아닌 사막이요

쉼 없이 들이마신 곡주엔 허무함이...

 

하늘아래 그림자와 나만 있다

들쳐멘 가방쪼가리에 걱정을담고

그 걱정을 물으니 그림자는 답이없고

숨죽인 동정으로 내 뒤만 따르니

 

무심코 뱉은 독설에 내 입은 썩고

들은 이는 마음에 독을 품었으리

그림자가 동행하며 토닥거리니

긴 한숨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노을 끝자락이 가슴까지 차오를 때

허름한 안침술집에 여장을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