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꽁꽁’ 일자리도 ‘꽁꽁’
얼어붙은 인력시장, 일자리구하기 ‘하늘의 별’
혁신도시 특수 전혀 없어 인력대기소 개점휴업
계속되는 불경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나주지역 인력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날품을 팔아 하루하루를 먹고 사는 일용직근로자들은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올 겨울이 그 어느 해 겨울보다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4일 점심나절, 나주시내 한 인력소개소에서 만난 심 모(48․여․나주시 중앙동)씨는 김장을 하느라 며칠 쉰 뒤 일거리를 찾기 위해 아침 일찍 인력대기소를 찾았지만 일감이 나오지 않아 시간을 보내다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자신 보다 뒤에 나온 남자인부 서너 명이 왕곡의 한 축사에서 사람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떠난 뒤 한참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심 씨의 경우 봄에는 배 과수원에서 꽃가루 채취와 인공수정하기, 배 솎기 등의 일을 하고 가을에는 배 작업을 해오다 11월 이후 일감이 없어 거의 헛걸음하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혁신도시가 들어서려면 일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달 4일 금천면 원곡리에 인력소개소를 낸 이 모 씨.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일다운 일을 맡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 동안 묘지이장 작업과 배 과수원 철거작업이 있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갑자기 모든 작업이 중단됐다는 것.
그러다보니 사무실을 찾아온 인부들을 그대로 돌려보내기 일쑤였는데, 그나마 현장 인부들을 관리해 온 지인의 도움으로 몇 명은 화순 운주사 등산로 개설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나주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인력소개소를 운영하는 강 모(58․여)씨는 “보통 하루에 20명 정도 사무실을 찾아오는데 일감은 6~7건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 보기가 안타까워서 이들의 연락처를 받아놓고 일거리가 있을 때 직접 연락하는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은 사무실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나주지역에는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인력소개소가 13곳, 무료로 운영되는 소개소가 한 곳이다.이들 소개소를 통해 하루하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줄잡아 한 달에 2천90명 정도.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당은 일반 잡역부의 경우 7만원, 토목․용접 등의 기능공들의 경우 12~13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이들은 일단 소개소를 통해 일감을 얻을 경우 10%의 수수료를 내거나 회원제로 운영되는 경우 월 3만원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꾸준하게 일만 있다면 괜찮은 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일이 없는 날은 붕어빵 몇 개로 요기를 하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나주자활무료직업소개소(소장 박철수)는 지난 1년 동안 186명(남자 61명, 여자 125명)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었다. 40대가 57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40명, 50대와 60대가 각각 38명, 36명 등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일반업체에 취업한 경우는 겨우 20명에 지나지 않는다. 보수 역시 남자의 경우 110만원, 여자는 80만원으로 구직자들의 기대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철수 소장은 “인력소개소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생활고 때문에 일을 찾는데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빈곤이 심화돼 가정해체와 사회부적응 상태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치단체 차원에서 사회적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에 대한 생활안정대책을 강구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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