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프랑스행을 앞두고 여전히 불안하고 떨리는 건,
오래전에 배워둔 프랑스어 실력이 이미 말라 비틀어질대로 비틀어진 상황에서
영어 마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래전 프랑스로 유학간다던 초등학교 동창의 말이 떠올라
혹시나 비상구 하나라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던 중에 그가 썼다는 책들을 발견했다.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인 그가 우리나라에서는 몇 안되는
프랑스 通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뿌듯하면서도 또한 아는체 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다만, 올 가을 그가 썼다는 책이나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그의 사고를 과연 내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 어쩔지...
프랑스는 꿈많은 10대 시절 내 문학의 고향이자
'베르사이유 장미'의 역사적 배경이었던 프랑스혁명은 내 로망의 일부였다.
국민국가의 정치학
-프랑스 민주주의 정치철학과 역사-
홍태영 지음 | 후마니타스
출간일 : 2008년 05월 31일 | ISBN : 899010663x
페이지수 : 376쪽 | 판형 : 신국판(148*225) |
이 책은...
이 책은 프랑스 혁명 이후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론과 사상에 대한 다양한 논쟁을 지성사적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한국적 함의와 문제의식에서 출발, 그간 번역 위주로 소개되었던 프랑스 혁명과 프랑스 현대 정치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는 역작이다.
이 책에서는 '국민국가의 정치학'을 통해 근대의 정치 공동체로서 국민국가 형성의 동학을 이해하고자 했다. 1875년 제3공화국이 선언되고 프랑스 역사상 가장 긴 공화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것을 두고 퓌레는 이제 '프랑스혁명이 포구에 도착했다'고 선언했다. 1789년 혁명과 함께 시작되었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100년에 가까운 투쟁이 종결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제도적으로 또한 이데올로기적으로 정착되었음을 선언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지성사
1789년 프랑스혁명은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을 내놓는다. 혁명의 유산인 이 문서는 오늘날까지도 프랑스의 정치(학)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선언들을 담고 있으며, 보수주의‧자유주의‧사회주의 사상을 막론하고 현대 민주주의 이론 및 제도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1789년 혁명이 인류 역사에 나타난 다른 모든 혁명을 제치고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혁명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 정치제도로 정착하는 과정은 또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는 혁명이었으며, 수많은 정치적 갈등과 이론적 논쟁을 동반하는 투쟁과 타협의 산물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민주주의가 정치제도로 공고화되는 과정을 지성사의 관점에서 탐구한다. 현실 정치와 관련해 지성사는 당대의 이론과 사상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인식했으며, 어떤 대안을 갖고 민주주의에서 비롯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 했는지를 보여 주는 시금석이다.
더구나 이에 관해서는 국내에서 그동안 거의 소개되지 않은 분야의 연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 혁명 그리고 한국 사회
한국에서 프랑스 국민국가의 형성의 정치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비단 프랑스라는 특수한 한 국가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프랑스 혁명은 그 자체로 자유민주주의의 수립이라는 인류사적 의미를 갖는 보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랑스 국민국가의 형성의 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동시에 한국의 국민국가 형성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함인 것이다. 요컨대, 1987년 민주화 이후 20여 년이 흐른 현재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의 공고화 및 심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주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1987년 직선제 대통령이라는 정부 형태를 통해 상징화되고 물화되었던 주권의 문제는 현재의 시점에서 재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국민의 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정부 형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나아가 주권의 문제를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정당 정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요컨대, 대의제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현실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대표와 대표되는 인민 사이의 간극과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오늘날 한국적 현실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프랑스혁명과 프랑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역사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반면 정치학자들이 프랑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방식은 프랑스의 정치체제나 정치제도가 갖는 특수한 측면들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비교정치 방법을 통한 프랑스 정치제도와 체제에 대한 애의 경우 다른 나라들의 것과 평면적인 비교의 수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한 나라의 정치제도와 체제에 대한 이해는 그것들이 형성되어 온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 이해의 방식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좀 더 엄밀한 지역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나라에 대한 이해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는 그 출발에 불과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민권 문제 역시 한국 사회에서 더는 회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IMF 사태 이후 제기된 사회적 권리의 문제는 곧 19세기 말 프랑스가 고민했던 복지국가의 문제이다.
이 점에서 사회적 권리를 통한 시민권의 확대라는 과제는 민주주의의 질을 새롭게 규정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사회적 시민권의 문제는 단순히 기존 시민의 권리에 하나의 요소를 부가하는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민주주의적 주체에 의한 주권의 실현이며, 또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구체적 실현에 의해 뒷받침 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 점에서 주권, 대의제, 시민권의 문제는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그 공고화 과정에 결합되어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공고화라는 과제를 앞서 해결했던 프랑스의 경험은 한국 사회가 참조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들의 결과가 아니라
및 심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주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1987년 직선제 대통령이라는 정부 형태를 통해 상징화되고 물화되었던 주권의 문제는 현재의 시점에서 재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국민의 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정부 형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나아가 주권의 문제를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정당 정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요컨대, 대의제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현실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대표와 대표되는 인민 사이의 간극과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오늘날 한국적 현실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프랑스혁명과 프랑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역사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반면 정치학자들이 프랑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방식은 프랑스의 정치체제나 정치제도가 갖는 특수한 측면들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비교정치 방법을 통한 프랑스 정치제도와 체제에 대한 애의 경우 다른 나라들의 것과 평면적인 비교의 수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한 나라의 정치제도와 체제에 대한 이해는 그것들이 형성되어 온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 이해의 방식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좀 더 엄밀한 지역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나라에 대한 이해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는 그 출발에 불과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민권 문제 역시 한국 사회에서 더는 회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IMF 사태 이후 제기된 사회적 권리의 문제는 곧 19세기 말 프랑스가 고민했던 복지국가의 문제이다.
이 점에서 사회적 권리를 통한 시민권의 확대라는 과제는 민주주의의 질을 새롭게 규정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사회적 시민권의 문제는 단순히 기존 시민의 권리에 하나의 요소를 부가하는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민주주의적 주체에 의한 주권의 실현이며, 또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구체적 실현에 의해 뒷받침 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 점에서 주권, 대의제, 시민권의 문제는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그 공고화 과정에 결합되어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공고화라는 과제를 앞서 해결했던 프랑스의 경험은 한국 사회가 참조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1968년 나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했으며,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EHESS)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은 “(프랑스) 제3공화국의 자유주의적 기초”라는 제목으로 184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 프랑스 자유주의 사상의 흐름을 분석한 일종의 지성사였다.
비록 연구의 시기가 이렇게 한정되기는 했지만,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프랑스혁명을 전후한 시기부터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까지의 사상적 흐름을 추적하고 가늠해야 했으며, 나름대로 그런 작업을 진행해 왔다. 프랑스 정치, 프랑스 국가에 대한 관심은 프랑스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근대적 공동체가 형성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추적해 보고자 함이었다.
또한 그것은 민주주의와 국민국가 자체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며, 현재의 우리를 알아 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근대 국민국가의 다양한 측면들, 특히 국민적 정체성의 형성과 탈근대의 정체성의 정치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몽테스키외 & 토크빌」「제3의 길과 신자유주의」「서양근대정치사상사」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프랑스 공화주의 축제와 국민적 정체성”, “젠더화된 공화국”, “문화적 공간의 정치학”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서론: '정치적인 것’을 위하여
제1부 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국민국가
1장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 대한 정치적 독해
2장 근대인의 자유와 대의제 정부 : 시에예스와 콩스탕의 논의를 중심으로
3장 기조의 이성의 주권론과 프랑스 정치문화
4장 토크빌과 민주주의의 역설
5장 루이 나폴레옹의 제2제정과 1860년대의 정치적 자유주의
6장 프랑스혁명과 프랑스 민주주의의 형성(1789~1884년)
제2부 국민국가의 메커니즘과 사회과학의 탄생
7장 정치경제학에서 경제학으로
8장 '사회적인 것’의 탄생과 뒤르켕의 사회학
9장 엘리트와 지식인의 탄생 : 정치학의 형성
10장 프랑스 공화주의 모델의 형성 : 제3공화국과 민주주의의 공고화(1885~1940년)
참고문헌
찾아보기
홍태영의 저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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