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날 팔순 효도잔치
음력 2월초하루 나주시 왕곡면 화정리 마을회관
음력으로 2월 초하루는 농촌마을마다 그해 풍년을 기원하며 또 하나의 축제가 열린다.
봄기운 완연한 3월의 첫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왕곡면 화정리 마을회관 앞에 모인 동네사람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이 마을에서는 옛날부터 음력 2월 초하룻날은 허드렛날이라 해서 동네잔치가 열렸는데, 이날도 회관에는 푸짐하게 차려낸 잔칫상이 마련됐다.
한쪽엔 동갑내기 할머니 세 분의 팔순잔치를 위한 케이크가 눈길을 끈다. 한해 고된 농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한가롭게 잔치를 하며 그해 품삯을 정하고 집집마다 일할 순서를 정하는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동네이장의 회의진행발언에 이어 올 한 해 마을의 주요 농사일정계획과 봄꽃 구경 가는 날을 정한 뒤 잘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노래방기구에서 울러 퍼진 가요반주와 함께 본격적인 잔치한마당이 펼쳐졌다.
팔순을 맞이한 세 할머니의 잔치까지 곁들여졌으니 흥은 더욱 높아가고, 가족들은 잔칫상에 음식이 떨어질세라 부지런히 손품, 발품을 파는 가운데 점심나절부터 시작된 잔치는 마을사람들 모두 정을 나누느라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른다.
음력 2월 초하루, 허드렛날에 팔순잔치를 한 왕곡면 화정마을 동갑내기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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