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재촉하는 비와 함께 시작된 월요일,
간밤을 꼬박 빗 속에서 지냈을 풀과 꽃들과 나무들과
그리고 그리운 이 노무현의 행복한 영혼에게
꽃편지를 띄운다.
◇ 얼마 안 있으면 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게 될 나주시 다시면 회진마을 앞 둑에 핀 고들빼기꽃
꽃편지
김진수
살다보면,
아심찮은 듯 애틋한 것들이 있다.
마냥 비를 맞고 다니는 장닭을 보거나
개밥그릇에 앉은 벌 나비,
갈라진 벽 틈새의 민들레를 보는 것처럼,
등 굽은 소나무 위에서 터지는 나팔꽃송이,
그 넝쿨손이 가리키는
교실 창문의 청개구리들이나
고만한 계집애들의 이마에 핀 여드름,
그 여드름처럼 도도록이 내 머리칼
쥐엄질하여 찔러주는 꽃나비 핀,
이놈들이 내 손에 놓아주고 뽀르르 내빼는
꽃편지,
그런 것들이 있다
'들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 보다 풀잎 (0) | 2011.06.25 |
---|---|
반남고분군 국화축제에서 본 국화 (0) | 2011.05.24 |
[스크랩] 살려주세요!!! (0) | 2011.05.18 |
[스크랩] 창평국밥 먹고 슬로시티 돌아 가사문학관까지 (0) | 2011.05.18 |
[스크랩] 오동꽃, 찔레꽃 그 지독한 그리움 (0) | 201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