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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왕곡면 덕산리 투기의혹 ‘태풍의 눈’

by 호호^.^아줌마 2008. 6. 26.

 

 

왕곡면 덕산리 투기의혹 ‘태풍의 눈’

각종 개발계획 물망에 올랐다가 결국 ‘물거품’

2006년 태양광발전소에 이어 배테마파크까지


최근 나주미래일반산업단지(이하 미래산단) 개발계획과 관련해 투기의혹의 진원지로 떠오른 왕곡면 덕산리가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4백10건의 토지거래가 이뤄지는 등 부동산 투기의 ‘본거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시 왕곡면과 동수동 등 나주산업단지 일대에 대한 부동산 거래 현황을 살펴본 결과, 2004년도에 5백72건의 토지 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2005년도는 무려 9백64건에 이르는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으며, 2006년도 4백34건, 2007년도 6백33건, 그리고 올해 들어 지난 4월말 현재까지 2백32건의 토지거래가 이뤄지는 등 4년 4개월 동안 총 2천8백35건의 토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왕곡면 덕산리의 경우 이 기간에 모두 4백10건의 토지거래가 이뤄져 부동산 투기의 ‘태풍의눈’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지난 2005년 나주배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같은 해 12월 왕곡면 덕산리와 봉황면 욱곡리, 그리고 금천면 촌곡리 등 세 곳을 후보지로 추천을 받아 이듬해 4월 왕곡면 덕산리를 최종 후보지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나주시의회가 이 일대에 대한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나주배 테마파크에 대한 부지매입비 10억원을 삭감하면서 결국 이 사업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발전업체인 서울마린(주)이 당초 금천면 석전리에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하려고 하다가 이 일대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편입되면서 대토를 구하는 과정에 다시 덕산리로 눈을 돌려 땅을 매입하려고 했지만 일부 토지소유자들의 거부로 포기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 신정훈 시장은 직접 토지소유자를 만나 땅을 팔도록 설득까지 했지만 결국 업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말았다.

두 번째로 헛물을 켠 셈이다.

당시 서울마린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했던 건설업자 이 모씨는 태양광발전소 진입로 부지를 구하지 못해 업체측이 사업지를 순천으로 옮겨 현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나주시장까지 나서서 유치하려고 했던 태양광발전소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부지에서 막대한 토지보상비까지 받고도 유치하지 못해 결국 다른 지역으로 뺏기는 것이 나주시의 투자유치행정이라며 왕곡면 덕산리 말고는 태양광발전소를 유치할 부지가 없다는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 미래산단 조성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논과 밭, 과수원, 집을 팔아넘긴 주민들은 본격적으로 산단 조성작업이 시작되면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하다는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2일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 이 모(78․여)씨는 “내가 진즉 죽었더라면 어디로 가서 살꼬 걱정할 일이 없었을 텐데,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살 것인지 캄캄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65․여)씨는 “이번에 산단이 들어선다고 하니까 우리가 보상금을 받아서 때돈을 버는 줄 알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빈껍데기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더라면 누가 땅을 팔았겠냐”고 가슴을 쳤다.

결국 온갖 개발계획 속에 땅투기 광풍이 불어닥쳤던 왕곡면 덕산리 주민들은 미래산단이 첫삽을 뜨는 순간 태를 묻고 뼈를 묻을 것으로 알고 살아왔던 고향을 내주고 떠나는 이방인 신세가 됐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