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자
김양순 기자
2009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며, 고등학교 입학원서 접수가 한창이 요즘, 교육문제가 지역민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심지어 나주지역 한 중학교의 상위권 학생 30여명 가운데 나주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밝힌 학생이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나주에서 그토록 부르짖었던 ‘지역교육 살리기’ 이른바 ‘지역 명문학교 만들기’는 어디로 간 것이냐는 허탈감마저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전남공동지원제 폐지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벼르던 학부모도 얼마 전 나주를 떠났고,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왜 광주로 전학을 시켜주지 않느냐”는 딸의 성화에 하루하루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한 때 나주의 인구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던 한 공무원은 “결국은 나도 가게 될 줄 몰랐다”며 광주로 이사를 감행하고 말았다.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한 지인에게, “그 정도 성적이면 장학금도 많이 준다는데 부모 품 안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훈수를 뒀다가 된통 혼이 났다.
“돈은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얻어서 버는 것이지, 돈 몇 푼 보고 학교를 보낼 학부모가 있겠느냐”는 것.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왕대밭에서 왕대난다는 말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지역교육의 현주소를 꼬집었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이같은 염려와는 달리 지역 교육계는 나주야 말로 대학입시를 위한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 진학의 관건은 고등학교 재학시절 성적인 내신과 수능성적, 그리고 농어촌특례입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 조건으로 본다면 나주야말로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닌가?
그런데다 나주시에서는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아낌없이 퍼주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중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이 고입 선발고사까지 잘 봤을 경우 최고 550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이 주어진다. 이런 성적 정도의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재학시절 내내 학교 안팎의 기대주로서 관심과 지원의 대상이 될 것이다.
아울러 다른 지역에는 없는 원어민을 통한 영어교육이 각급 학교에서는 물론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서도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일부에서는 “서울대 진학만으로 교육수준을 평가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서울대를 진학할 정도의 성적이라고 한다면, 학생 개인의 실력과 노력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지도력, 거기에 농어촌특례입학이나 지역균형선발 같은 ‘플러스 알파’가 작용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자녀를 굳이 먼 지역으로 유학을 보내야 한다면... 글쎄다. 이를 단순히 학부모들의 이해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구호는 구호일 뿐 학부모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현실, 손에 잡히는 입시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지역 교육을 이끌어 가는 당사자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지역교육이 단지 몇몇 성적 좋은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입시전략에만 맞춰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못 생긴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명문대 들어가는 몇몇 학생들을 제외한 대다수 학생들이 지역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고 지역에 남아 고향을 일구고 지킨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이 꿈 많은 청소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제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지나친 성과주의에 소외감 느끼는 학생들이 없도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교육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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