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박대성)의 변론요지
-2009.1.10일 10:30 서울중앙지법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한 변론요지-
“나는 미네르바의 변호인으로서 영장실질심사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로 구속영장청구가 부당함을 진술하였으나 끝내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심정이다. 아마도 미네르바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본다. 평소에 사법부를 전폭적으로 신뢰하지 않은 나의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우리의 사법풍토를 되돌아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의 미네르바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각함이 마땅하다
1. 미네르바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다
주소지에 본인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전과가 없으며 지금까지 수사기관의 출석요구를 받은 바 없다.
주소지에서 단 1개의 IP만을 사용해왔으며 검찰이 2개의 IP가 있다고 발표한 것은 하나로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로 통합된 것을 오인한 것이다.
주소지에서 자기가 게재한 글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한 개의 IP만을 사용하면서 당당한자세로 임해왔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의식이 강한사람이므로 이번일로 검찰의 수사를 면피하기 위하여 도주할 사람이 아니다.
검찰은 그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압수했고, 그동안 인터넷에 게재했던 글들과 그가 비판했던 정부쪽의 자료도 확보함으로서 증거인멸의 우려와 여지는 전혀 없게 되었다.
2. 전기통신법 47조는 위헌이며, 미네르바의 글은 해당하지 않는다
검찰은 미네르바가 2008. 12.29일 재경부가 수출입업자와 금융기관 등에 달러매입금지공문을 보냈다는 글과 7월30일자 달러교환금지을 '아고라‘에 게재한 것을 위 법 47조의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① 미네르바가 12월29일과 7월30일 글을 게재할 무렵에 정부가 고환율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관계기관에 경고, 협조공문을 보냈고, 환율조작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뉴스가 신문, 방송,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었는데 이런 정부의 태도를 자연히 미네르바(박대성)가 주목하게 되었다.
② 연말의 고환율은 대부분의 기업과 개인에게 엄청난 영업이익손실과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었다.
③ 미네르바 본인이 주식, 환투기를 하지 않지만 고환율이 자영업자 등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고통을 줄 것이 확실하므로 그 글을 게재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칠 목적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볼 수 없다.
④ 위 47조의 ‘공익을 해칠 목적’이란 것이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수사기관의 자의적 해석과 남용의 위험이 커서 헌법이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위헌여부를 심사 중에 있다.
⑤ 미네르바의 7.31일과 12.29일의 글들은 신문, 방송, 인터넷에서 공급되고 있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토대로 정리하여 쓴 글이며, 결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3. 미네르바의 글은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신뢰상실에서 탄생한 것이다
‘공익을 해칠 목적의 허위사실 유포죄’는 한자의 4자성어 ‘혹세무민(惑世誣民)죄’라고 할 수 있다.
MB정권 출범이후 1년 동안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관성, 신뢰성을 상실하고 정책책임자인 재경부장관 등이 지속적으로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고, 그런 과정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쓰마미를 맞고 한국경제가 가라앉고 있다.
작년 7월 이후 미네르바의 예측과 의견은 결정적 계기에서 대부분 적중해왔다.
혹세무민의 죄를 묻는다면 말 바꾸기, 변명하기에 급급한 대통령과 재경부장관에게 오히려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검찰이 찾아낸 미네르바의 글 280개 중 7.31과 12.29에 게재한 2회의 글만을 혹세무민죄로 다스린다면 나머지 278개의 글은 예측이 적중했거나, 정부가 정책에 참고할 내용으로 보아지는데 그렇다면 278개의 긍정적인 글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포상해야 하지 않는가?
4. 미네르바를 죽이면 국민의 입은 잠시 닫힐 것이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서 그 닫힌 입은 분노의 함성을 쏟아 낼 것이다.
조선조 세종, 성종, 영조, 정조 등 성군의 칭호를 듣는 왕들은 임금을 능멸하는 표현을 담은 상소도 받아들인 이 들이다. 언로(言路)를 열어두었다.
지금은 자유민주주의 시대이다. 언론자유는 당연히 보호,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가 경제실정에 대한 겸허한 반성 없이 비판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것은 시대역행적 발상이다.
정부의 이러한 잘못을 사법부가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영장청구는 반드시 기각될 것임을 확신한다.
2009.1.11
올바른사람들 공동대표 박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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