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가래, 어떻게 조절할까?
정재호(관동대명지병원 호흡기내과)
날씨가 쌀쌀해지고 실내줄외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가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겨울철 잊지 않고 찾아오는 계절 손님, 가래... 그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아보자.
기관지 물청소 담당, 가래!
가래는 상기도부터 폐에 이르는 호흡기의 여러 곳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95%는 수분, 나머지 5%정도는 단백질, 지질 및 무기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적으로 기관지 점액은 기관지 표면을 살짝 덮어 항상 촉촉하게 유지함으로써 기관지를 보호하고 병원균을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가래는 기관지를 물청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분비하는 가래의 양은 무의식적으로 삼키거나 호흡할 때 증발하므로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감기로 호흡기계통에 염증이 생기면 분비물양이 많아지게 된다. 가래가 아침에 많은 이유는 잠잘 때 가래를 뱉지 못해서 호흡기에 고여 있던 가래가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이며, 축농증 환자는 누우면 콧물이 목구멍을 통해 목 밑으로 내려와 가래의 양이 많아진다고 느낀다. 가래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많이 생성되면 우선 기관지 안에서이물감이 느껴져 기침을 자주 하게 되고 고열과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생기게 된다.
고약한 냄새나는 가래, 감염의심
가래의 색이나 점성 같은 특징으로 원인질환을 추측 할 수 있다. 가래는 매우 끈적거리는 점액성 가래와 고름과 같은 화농성 가래로 구분 할 수 있는데 점액성 가래는 만성기관지염, 천식, 만성 축농증 등에서 흔히 나타나며 화농성 가래는 폐렴, 폐농양, 기관지 확장증 등 감염성 질환에서 주로 나타난다. 또한 가래가 하루종일 나오는지, 아침 혹은 저녁에만 나오는지, 특정 체위를 취했을 때 다량 배출되는지, 냄새는 어떠한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가래배출 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 혐기균의 감염을시사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가래의 양도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폐농양 등에서 다량의 가래가 나올 수 있다. 피가 섞인 혈담이나 객담이 나오는 경우에는 급, 만성 기관지염과 같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질환에서 기관지 확장증, 폐렴, 폐암, 폐농양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를 세밀히 감별, 진단 할 필요가 있다. 1회에 100cc 이상 혹은 하루에 600cc 이상의 객혈이 있을 경우에는 대량객혈이라고 하려 원인질환을 감별하기 전에 우선 응급조치를 요한다.
끈적끈적한 가래가 많이 배출되면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동반되어 고생하는 경우, 특히 담배를 즐기는 남성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 의사의 진찰이 필요한 경우
- 가래가 갑자기 많이 나올 때 |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점액용해제 사용
가래와 관련된 치료는 환자의 증상 및 원인 질환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기관지 확장증, 폐렴, 폐농양 등과 같이 가래가 많지만 배출이 비교적 용이한 환자들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배출되는 가래의 양이 차츰 줄어들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무조건 가래를 묽게 하는 점액용해제나 기관지 분비액을 사용하기 보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가래배출법을 먼저 시행해 본 다음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점액용해제나 거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의사의 처방 없는 거담제 복용, 위험!
점액용해제나 거담제의 사용으로 가래가 너무 묽어질 경우 묽어진 가래가 작은 기관지 쪽으로 더 깊이 흘러내려 기관지 폐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기관지나 폐 안에 많은 양의 가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전신상태가 불량하여 가래를 배출하지 못하는 경우 즉, 고령인 관계로 가래를 뱉을 기운이 없거나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신경근육계 질환 등으로 인하여 스스로 가래를 뱉지 못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입원하여 인위적으로 가래를 배출시키기 위한 기관내삽관술이나 기관 절개술을 할 수도 있다.
그 밖에 물리적인 자극으로 가래배출을 용이하게 해주는 다양한 호흡물리치료 기구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체위거담(바닥에 베개를 놓고 머리가 아래로 가는 자세)시에 이를 함께 사용하면 가래배출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가래가 많이 생기는 흡연자의 경우 가래를 줄이기 위해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래가 많이 생길 수 있는 원인질환의 예방 외에 가래의 생성자체를 방지하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이미 가래가 생긴 경우에는 실내 습도 유지에 신경을 쓰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며 체위거담 등을 통해서 가래가 잘 배출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의사의 처방도 없이 무조건 거담제만 사서 복용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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