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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앙

약함 속에 드리는 사순절 헌신

by 호호^.^아줌마 2009. 3. 23.

 주제가 있는 삶 


약함 속에 드리는 사순절 헌신


김정음자 권사(나주교회)


오전 4시 30분, 새벽기도회가 없는 주일새벽인데도 이재우 장로는 새벽을 깨어 교회를 갔습니다. 나는 아직도 잠을 잘 시간이 한 시간이나 있다는 여유를 즐기면서 잠속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6시, 이제는 일어나야하는 데 몸이 천근이나 무겁습니다.

‘유치부교사를 그냥 두어야 하나?’ 초등학교교사에서 해방되었으니 교회학교교사로 충성하겠다는 각오는 나이라는 복명을 만나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니야 70세까지는 꼭 하고 말거야.'

무거운 몸을 겨우 가누며 일어나 예배당을 향해 걷는데 갑자기 재치기가 나오면서 콧물이 줄줄 흐릅니다. 이러면 감기가 시작인데, 감기몸살은 또 얼마나 앓아야 되지? 새벽 추위에 몸은 매우 떨리고 감기몸살까지 미리 걱정하며 걷는 발걸음을 무겁기만 합니다.

 

7시, 1부 예배를 드리려고 의자에 앉았는데 치질수술로 아물지 않은 상처 때문에 엉덩이를 뒤척거리면서 힘들게 예배를 마쳤습니다.

 

8시, 유치부 예배실로 내려갔는데 예배실은 내 몸만큼이나 춥습니다. 식당에 가면 맛있는 죽이 있는데……. 전기난로에 몸을 맡기고 앉아 쉬는 것이 좋아서 추운 유치부실을 혼자 지켰습니다.

 

9시, 1부 유치부 예배를 드리는데 추웠던 예배실은 따뜻해지고 내 몸은 나른해져 따뜻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고 싶은데, 예쁜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께 예배드림이 약한 나를 견디어 내는 힘이었습니다.  이렇게 약한 몸을 일으켜 세우며 예배를 드리고 나니 이제 배고픔까지 겹쳐 나를 더욱 피곤하게 합니다. 그래서 식당에 올라가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11시에 드리는 2부 유치부 예배를 마치고 그만 유치부실에 눕고 말았습니다.

 

10시 30분에 아침밥을 먹었으니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되니 쉴 수 있는 여유가 많다고 생각을 했는데 벌써 2시 예배시각이 되었습니다. 유치부 예배실에서 본당으로 올라가는데 집으로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정말 쉬고 싶은 마음인데... 본당에 가서 앉았습니다.

 

예배를 드리지 않고 집에 가서 쉬면 그만 쓰려져 버리고 말 것이라는 믿음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몸은 지쳐있지만 아주 엎드려 지지 않고 예배를 드릴 수 있으니 감사하였습니다. 이렇게 약한 몸을 붙잡고 헌신의 찬양을 드리는 데 눈물이 마구 솟구칩니다. 새벽부터 약한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겨우겨우 드렸던 예배를 하나님께서는 받으시고 나를 예배의 감격으로 채우셨습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 주의 은총 받은 자여라 주께서 이 자리에 함께 계심을 아노라

언제나 주님만을 찬양하며 따라가리니 시험을 당할 때도 함께 계심을 믿노라

이 믿음 더욱 굳세라 주가 지켜 주신다 어둔 밤에도 주의 밝은 빛 인도하여 주신다♬♬

 

2절 3절로 이어지는 찬양을 드리는데 내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내 몸은 알 수 없는 새 힘이 솟았습니다. 주님의 사랑의 말씀이 나를 더욱 새롭게 하였습니다.

 

나의 이 약함은 비단 오늘뿐이 아닙니다. 예배만 끝나면 응급실에 달려가야지. 이렇게 다짐하면서 예배드리는 날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내 몸이 치료되는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기에 나는 예배드리는 일을 결코 쉬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고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모든 삶이 희망찬 부활의 아침으로 채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나의 날마다의 삶이 사순절이기를 기도합니다. 고난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따라 가는 길은 십자가를 지고 따라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4월이 오면 눈부신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지만 그 감격의 4월이 가고 차가운 눈보라치는 차가운 겨울이 와도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면서 살기를 다짐해 보는 주일 오후입니다.

 

새벽에 교회가는 길은 어둡고 힘이 없었지만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매우 힘찬 발걸음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