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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나종입의 세상 읽기 …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

by 호호^.^아줌마 2009. 4. 3.

 

나종입의 세상 읽기 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


나종입(시인, 소설가)

 

 

 

 

 

 

 

 

전남 나주 출생

시인, 소설가, 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 나주지부 사무국장

국제 펜클럽 회원

나주중학교 근무

저서: 『폭풍이 몰려오면 물고기는 어디로 숨나』,

     『아내 엿보기』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각급 학교단위에서의 학부형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마 우리 아이의 담임이 누가 배정을 됐는가? 아니 어떤 성향의 선생님이 배정되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 될 것이다.

 

지난 일요일 가까운 지인 몇 사람과 지인의 농장에서 농주를 한 잔 할 기회를 가졌다. 필자가 나주로 근무지를 옮겨온 것을 아는 지인은 나에게 자신의 아들이 중학교 3학년인데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 때문에 상담 할 것이 있노라며 조심스레 꺼낸 이야기가 아이를 인근의 군 단위 학교인 소위 사학의 명문인 화순의 N고등학교, 영광의 H고등학교, 담양의 C고등학교를 나열하며 어디로 보내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지인에게 물었다. 나주에 인문계 고등학교가 2개나 있고, 영산포도 하나, 여고도 하나 있는데 왜 그 학교는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지인의 대답이, 자기도 나주에서 학교를 보내고 싶지만 나주의 교육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교육여건을 따지느냐고 물으니 정확히 어떤 게 나쁘다는 식의 대답은 하기 어렵지만 모두다 공부 좀 하면 외지로 보내지 않느냐고 대답을 회피했다.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 이 훌륭한 오해를 어떻게 하면 풀어줄 수 있을까 잠시 망설이다 이야기를 꺼냈다. 소위 명문을 찾아 아이를 떠나보내려는 게 아니냐고, 그리고 그 교육적 허영은 교육문화적인 상대적 사대사상이 아니겠느냐고 말하였다.

 

나주시와 나주교육진흥재단의 노력으로 그나마 좀 줄기는 했지만, 해마다 나주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갈 때 나주에 있는 2개 초등학교에서 2~3개 반 아이들이 광주로 떠난다. 그것도 소위 상위그룹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서 떠난다.

 

나주는 중학교부터 그야말로 황무지 같은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그 학생들이 광주에 가서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통계를 보지 못하여 잘 알 수는 없지만 필자의 주변사람들을 보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나머지 학생들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소위 상위 3퍼센트 안에 드는 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소위 군 단위 명문학교를 향해 유학길에 오르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 부모는 아이가 광주 변두리 억지로 만들어진 명문학교에 다니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곤 한다.

 

계산대로라면 전남 각 시군에서 상위 학생들이 그 학교에 진학을 하였으니 그 학교는 적어도 절반 이상은 소위 명문대학에 가야되는 것이 올바른 계산법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진학시켰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오히려 나주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고군분투하여 몇 명이나마 명문대학에 합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다고 볼 때 상위자들이 거의 떠나고 없는 나주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묵묵하게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들이나 학교에 찬사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싹이 좋으면 열매까지 좋다. 부디 좋은 싹들이 남의 땅에 가서 뿌리를 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올해는 우리 나주의 귀중한 새싹들이 새가되어 남의 세상으로 뜨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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