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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

[스크랩] 궁금한 일 / 장석남

by 호호^.^아줌마 2009. 6. 12.
인쇄한 박수근 화백 그림을 하나 사다가 걸어놓고는 물끄러미 그걸 치어다보면서 나는 그 그림의 제목을 여러가지로 바꾸어보곤 하는데 원래 제목인 '강변'도 좋지만은'할머니'라든가 '손주'라는 제목을 붙여보아도 가슴이 알알한 것이 여간 좋은 게 아닙니다. 그러다가는 나도 모르게 한 가지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가 술을 드시러 저녁 무렵 외출할 때에는 마당에 널린 빨래를 걷어다 개어놓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 빨래를 개는 손이 참 커다랗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장엄하기까지 한 것이어서 聖者의 그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멋쟁이이긴 멋쟁이였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또한 참으로 궁금한 것은 그 커다란 손등 위에서 같이 꼼지락거렸을 햇빛들이며는 그가 죽은 후에 그를 쫓아갔는가 아니면 이승에 아직 남아서 어느 그러한, 장엄한 손길 위에 다시 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가 마른 빨래를 개며 들었을지 모르는 뻐꾹새 소리 같은 것은 다 무엇이 되어 오는지...저녁이 되어 오는지...가을이 되어 오는지 궁금한 일들은 다 슬픈 일들입니다. 궁금한 일 '박수근의 그림에서' / 장석남 그림 '강변' / 박수근 원글보기
메모 :

절친 블로거 김은주 님 대문에 걸린 그림과 새소리 냉큼 퍼왔습니다.

평소 퍼주길 싫어하시는(^^) 분인데 열쇠를 잃어버리셨나...

때는 이 때다 싶어 훔쳐왔으니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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