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다, 친구들아!!!
2009년 6월 25일은 한국전쟁 59주년이 되는 날이고,
음력으로는 윤달 5월 초사흘이다.
초사흘달이 박경중 가옥 문간채 지붕 위에 오더니, 어느덧 초가지붕 위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달은 그대로 있는데 사진사가 자리를 옮겨가며 찍었을 뿐이다.
저 멀리 중앙교회 십자가탑이 선명하다.
초사흘 어스름한 이 밤에 어디를 가는가.
만리장성을 향해 가는 중이다.
아니, 이미 만리장성 앞이다.
만리장성에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진숙이의 넉살에 용부와 형범이가 파안대소다.
옳거니, 정체불명의 병을 돌리고, 돌리고...
꼭 소풍가서 손수건돌리기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네들 나이가 4학년인데 그런 놀이를 하겠는가?
우영이가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용부와 순자, 주거니 받거니...
한 잔도 못 받고 앉아있는 순심이 왈 "엔간히 왔다갔다해라, 이긋들아~"
순심이가 뭐라 하든지 말든지
용부의 관심이 현아에게로 옮겨갔다.
용부 너, 너무 자주 바뀌는 거 아녀?
그러는 사이,
형범 : 느그들, 그러든지 말든지 난 오늘 먹으러 왔을 뿐이다.
병완 : 긍께 대체 너 왜 그러는 거냐고...(헐~ 병완이가 옥수를 잡고 있는 분위기다)
옥수 : 밥이나 묵자.(이를 빼고 와서 한쪽으로밖에 못 먹어 안습이다)
맛좋고 푸짐한 고가네 CEO 김진숙 사장, 바로 청요리 풀코스 분석에 들어간다.
← 이 손은 뉘 손인고?
(진숙이 손)
← 이 손은 또 뉘 손인고?
(형범이 손 or 병완이손)
화기애애한 이들의 저녁만찬이 만리장성에서 펼쳐지고 있다.
순자의 수다를 경청하고 있는 선웅이와 용부.
우영이는 원 샷! 이다
슬픔을 딛고 자리를 함께 한 순심이, 만리장성의 실세 현아...
선웅이의 대중식 연설에도 용부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있다.
용부 : 역시 청요리는 깐풍기가 최고여!
병완 : 그건 네 생각이고, 난 단무지면 된다고 봐.
(진짜 단무지만 먹었나?)
우영이가 싱글이란다. 뚝심 좋게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신기하다. 내 옆에 싱글이 앉아있다니...
병완이가 우리 모임의 회장이다.
고객 1,300명을 좌지우지 하는 그는 역시 틀이 회장감이다.
그런 의미에서 '클로즈 업'으로 땡겨봤다^^
내 말이 맞쟈?
냉~이다.
헉, 나도 잡혔다.
싱글과 얘기 중이다.
현아가 수저를 꽉 쥐어잡고 뭔가를 어필하고 있다.
순자, 바로 견제 들어온다.
순자 : 우영이는 건들지 마란말이다.
현아 : 내 말이...
순심 : 정신 차려, 이긋들아!
늦게 온 선순이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양순 : 야, 똑같이 나이 먹는데 쟨 왜 4학년으로 안보이냐고오~
병완 : 원래, 예술하는 애들은 글더라. 병택이도 그래야.
광주시 북구에 있는 남도음식박물관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우리 친구 김병택 화백의 작품(재료 : 흰쌀, 검정쌀)
오~ 병택이,
그러고 보니 우리 친구들 중에 화가가 두명, 아니, 세명이나 되네?
선순이, 병택이, 희천이...
희천이를 만난지 오래됐네.
만화가 희천이는 어디에...
나주 하늘아래 살고 있단다. 몇 년전 환고향 해서 s아파트에 살고 있다나?
그래? 바로 섭외들어가야지.
뽈그작작해진 진숙이의 표정처럼 우리들의 만남도 깊어가고,
늘 45도 각도로 사물을 응시하는 선웅이의 자세에서 중년으로 향해가는 사내의 "폴스~'가 느껴진다.
선순이와 용부 맞선 보냐? 긴장 풀어라.
뒤에 순사나리 서충렬 친구가 왔는데 사진은 없다.
늦으면 손해라는 무언의 경고다.
느그들도 앞으로 알긋쟈?
다들 집에는 잘 들어갔지야?
설마, 늦게 들어왔다고 뭐라뭐라 하시는 배우자님들은 안계시쟈?
우리 나이가 그런 것 정도는 용납받을 나이 아니냐?
오늘 즐거웠다, 친구들아!
- 나주중앙초등학교 32회 동창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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