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주인, 그들이 아름답다⑥
“등굣길 자녀들 안전 우리가 지킵니다”
…나주녹색어머니회 이거미 회장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사람들이 있다. 어려운 사회현실 속에서 웃음 한 번 터놓고 웃을 일이 없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 동료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읽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며 이웃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는 나주인, 그들의 삶 속에 숨겨진 햇살 같은 아름다움을 찾아가 본다. / 편집자주
나주녹색어머니회 이거미 회장
“이 길은 어린이들 등굣길이니 큰 길로 돌아가 주세요. 우리 아이들 안전이 중요하잖아요?”
이른 아침, 나주중앙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와 교문 앞에서 교통안전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녹색어머니회 회원들. 이들은 어린이들 등교시간인 오전 8시부터 40여분 동안 활동하고 있다.
이들 어머니들이 나오기 전까지 학교 앞은 자녀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몰려드는 차량들로 뒤엉켜 차나 어린이들 모두 곤욕을 치러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더구나 학교 앞 샛길이 나주경찰서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지름길로 이용되다보니 학교 앞은 온통 북새통을 이루기 일쑤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나주경찰서에서 녹색어머니회가 발족되면서 학교별로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등굣길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현재 나주지역에는 15개 초등학교에서 211명의 학부모가 녹색어머니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이는 가운데 이들을 이끌고 있는 이거미(44)회장. 이 회장은 매일 아침 학교 앞에 나가 회원들을 격려하고 어린이들의 안전을 돌보고 있다.
녹색어머니회는 등·하굣길의 어린이 교통안전 지도 등 어린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해주기 위해 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꾸려진 자원봉사조직이다.
원활한 활동을 위해 지난 2006년도에 경찰청에 비영리사단법인체로 등록해서 경찰과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이거미 회장은 “아침마다 아이에게 차 조심해라, 차 조심해라 타이르지만, 아이들이 조심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학부모들이 내 아이만 편하게 등교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학교 앞으로 차를 몰고 오거나 심지어 학교 안까지 몰고 들어가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이라는 생각으로 운전자들이 학교 앞에나 어린이가 많이 모이는 곳은 미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스쿨존 주변이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혔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쿨존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는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위험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스쿨존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적은 이유는 바로 매일같이 어린이들이 안전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녹색어머니회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는 이 회장.
녹색어머니회의 역할은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지도는 물론 학교에서 교사들과 함께 어린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부모들에게 안전교육의 중요성과 구체적 교육방법을 널리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초등학교 통학로의 위험요소를 찾아 관계기관에 신속하게 제보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한편, 다양한 어린이 교통안전캠페인 등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역할도 이들 녹색어머니회원들의 임무다.
이거미 회장은 “이른 아침 자녀들을 등교시키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데도 때로는 과속․난폭운전자들에 의한 무시, 폭언 등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 하며 “이같은 봉사활동을 하는 회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사고가 났을 경우 보상체계가 전혀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며 이에 따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녹색어머니회 지원과 관련해 18대 국회에서 의원발의로 법안이 제출돼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지만 언제 통과돼 시행이 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1. 등굣길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나주시녹색어머니회 이거미 회장
2. 아침마다 북새통을 이루던 나주중앙초등학교 앞 등굣길이 안전한 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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