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안전한 학교급식 식재료 검수에 달려
학부모 무관심 속 합동점검도 ‘허점투성이’
무상급식 확대 앞두고 급식행정 개선부터
“이 홍피망 거죽이 왜 이렇죠? 이거 오래 된 거네. 양배추는 속이 왜 이래요? 이거 받을 수 없습니다.”
지난 4일 나주중앙초등학교 학교급식 식재료 검수현장. 이 학교 오수희 영양교사와 급식실 직원들이 총출동해 식품 검수를 하고 있다.
이날 급식에 쓸 식재료 하나하나의 품질과 신선도, 수량, 위생상태 등을 살펴보며 기준에 어긋나는 제품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반품을 결정한다.
2학기 개학과 함께 일선 학교들이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 초비상인 상태.
이런 가운데 최근 계속되는 무더위로 학교급식에 대한 식중독 위험마저 대두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난 4일 나주시와 나주교육청,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학부모협의회 관계자 등이 합동으로 학교급식 식재료 검수에 나섰다.
이날 검수단은 나주지역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업체인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센터를 점검했다.
이어서 나주중앙초등학교와 금성중학교 식자재 납품과정을 검수하고, 일부 식재료에 대해서는 농약잔류 검사를 의뢰했다.
나주시가 지역내 122개 학교에 대해 친환경 무농약 농산물 사용을 조건으로 연간 17억원에 이르는 식재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검수과정에서 농약잔류 기준치를 초과한 식재료를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는 3년 동안 납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패널티가 가해진다.
중앙초등학교 검수과정에서 홍피망과 양배추 등 일부 식품이 신선도가 떨어지고 속이 상해있는 것이 발견돼 반품 처리되기도 했다.
오수희 교사는 “농산물의 경우 모두 친환경 무농약 생산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와 위생상태 등을 살펴보는 것이 포인트인데 홍피망의 경우 원산지가 강원도 횡성으로 유통기간이 길어지면서 신선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검수단 일원으로 참여한 나주시 김제일 학교급식담당도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을 굳이 강원도에서 가져올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스럽다”며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고 지역 농가도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급식을 ‘로컬푸드’로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날 검수는 불시점검을 원칙으로 내세웠던 당초 방침을 깨고 점검을 나가기로 한 학교에 미리 통보를 해주는가 하면, 식재료 납품업체와도 사전에 시간을 조율하는 등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현재 지역내 대부분의 학교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급식 검수단과 모니터링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교당국의 의지부족과 학부모들의 무관심으로 형식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영양교사 및 영양사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검수에 의존하고 있어 바쁜 조리일정에 맞추다보면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학교급식실무협의회를 구성, 안전성 검사와 현장점검 등의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나 학교현장의 검수활동까지 펼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
나주시의 경우 지난 2007년 조직개편을 통해 농산물유통과에 학교급식담당 직제를 신설, 나름대로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오고 있다.
반면, 나주교육청의 경우 사회체육계에서 직원 한명이 학교급식 전반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 전문성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각 학교 중심의 검수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관심과 학부모들의 참여의지가 강력이 요구되고 있다.
↑나주중앙초등학교 급식실
전체 종사자들이 식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수하고 있다.
←금성중학교 검수 장면
영양교사 한 명이....
◇학교급식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식재료 납품과정에서부터 조리과정에 이르는 철저한 검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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