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찡한 우정이야기 연극으로 만나세요"
극단 파티 ‘여행’
9월 19일 저녁 7시,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여행'이 공연된다.
윤영선 원작, 이성열 연출
2005 프랑크프르트 국제도서관 공식초청작인 '여행'은
40대 후반 친구들의 이야기로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던 친구들이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겪게 되는 하룻밤 여행이다.
치밀한 구성과 감칠맛 나는 대사로 우리들 일상의 삶이 그대로 그려진다
이번 공연은 라이브 기타연주 등
소극장 연극의 완전한 리얼리즘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사장인 만식과 대철, 신발가게를 하는 상수, 택시기사 양훈, 영화감독 태우.
40대 말 혹은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서울역을 떠나 빈소가 있는 창원으로 향한다.
죽은 친구 외에 이들의 대화 속에는 여섯 번째 친구가 도사리고 있는데,
그는 친구에게 빚을 지고는 죽음을 가장한 실종 속에 몸을 숨긴 기택이다.
기차에서부터 분위기를 눅이기 위한 음담패설과 욕설이 오가고
썰렁한 초상집에선 독설과 다툼이 오가면서 이들의 장례 여행은
홍상수 식의 냉정한 인간 관찰을 유도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윤영선의 등장인물들은 치부를 드러내야 할 만큼 속되지 않고
그만큼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속없이 자기 생각을 모두 말하고
그래서 무시당하는 양훈을 제외하고는 이들의 삶은 어느 정도 모호함 속에 남아 있다.
술을 마시고 고스톱을 치며 설전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은 여느 초상집에서 보이는 풍경 그대로다.
기택이 초상집에 모습을 보이면서 친구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어 싸움판이 되어가는 것도.
돈과 우정을 둘러싸고 이들의 관계는 이들의 나이만큼이나 얽혀있는 것이다.
‘죽음에 의한, 죽음을 위한’ 이 여행을 통해 우리는, 극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현재도 위태로움을 숨길 수 없는 이 여섯 친구의 인생이 지닌 곤고한 단면들을 엿본다.
서울역에서부터 기차로, 상갓집으로, 화장터로, 돌아오는 관광버스로,
비 오는 서울의 버스터미널로. 연극의 집단 주인공 격인 이 인물들을 자리를 옮기며
과장 없이 묘사한 희곡의 태도는 연출 개념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최소한의 기호로 주위 환경을 지시하는 무대는 그 소박함의 미덕에도 불구하고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초상집 풍경에서는 빈약함을 드러내고 만다.
오랜 친구들과 만나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친구의 죽음과 만나면
그 상실감 속에 전해지는 삶의 무게와 불안은 걷잡을 수 없으리라.
관광버스 안에서 광란을 벌이는 남자들, 서울에 와서도 무너져 내리는 듯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양훈의 증세는 모두 같다.
작가 역시 이를 지적(知的)으로 해독하려 하기보다는 함께 앓는 편을 선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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