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축제용역 ‘삼천포로 빠지나’
기존 축제 살리고 영상축제까지 ‘덤으로?’
“축제 몇 년 건너뛰더라도 제대로 짚어라”
나주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 개발을 위해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용역의 방향이 축제 난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나주 대표축제개발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사)지역관광네트워크 고성태 소장은 나주의 대표축제로 ‘영산강문화축제’를, 나주음식축제로 ‘영산포홍어축제’를 열고, 여기에 한여름 피서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공동체영상축제’를 개최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그동안 지역에서 실효성이 의문시 돼 온 기존의 두 축제를 그대로 감싸 안은 채 또 다른 축제를 벌이자는 의견으로서 용역의 과제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게 했다.
이날 용역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나주시의회 김양길 의원은 “망할 집은 굿하다 판난다”는 뼈아픈 고언을 전제로 “그동안 지역축제가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측면보다는 지역사람들끼리 먹고 마시며, 특정인들의 배만 불린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나주를 대표하는 축제는 나주배와 홍어의 경제성도 살리고 지역의 정체성도 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변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이철웅 영산포홍어축제추진위원장은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축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기존의 축제를 몇 년 건너뛰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짚어낼 것"을 요구했다.
이날 용역보고회는 지난 2월 나주시가 3천8백만원을 들여 (사)지역관광네트워크용역에 용역을 의뢰한 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자리로서, 1차 보고회 내용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더구나 용역기관이 영상축제를 나주영상테마파크와 연계한다는 구상에 대해 나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위탁운영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에 손을 뻗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최근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남도를 찾는 피서객들이 대부분 나주를 경유하지 않고 이동하고 있는 점에 비춰봐서도 이같은 여름축제 발상은 비현실적이라는 것.
이날 보고회를 주관한 이광형 시장권한대행은 “해마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리고 있는 농업박람회가 내년부터 세계박람회축제로 확대 운영되는 것에 비춰볼 때도 영산강축제가 농업축제를 표방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나주시 안팎에서는 이번 대표축제 개발 용역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축제를 주관하는 당사자들이 배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 축제의 존폐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용역평가에 축제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것은 용역을 맡은 기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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