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중가옥 국가지정문화재 된다
중요민속자료 남파고택(南坡古宅)으로 승격 예고
1884년 건립, 남도 상류계층 주택형태 잘 보존돼
박경중가옥(전라남도문화재자료 제153호)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3일 나주시 남내동 박경중가옥을 ‘나주 남파고택(羅州 南坡古宅)’으로 이름을 바꿔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로 지정할 것을 예고했다.
지정 범위는 박경중 씨 소유의 가옥(안채, 아래채, 초당, 바깥사랑채, 문간채, 화장실, 대문채) 등 건물 7동과 토지 4필지 2,767㎡ 등이다.
남파고택은 현재 살고 있는 박경중 씨의 6대조 박승희가 고종21년(1884)에 초가집을 짓고 아들인 박성호대까지 살았으며 지금도 그 원형이 보존돼있다.
그 뒤 4대조인 남파(南坡) 박재규가 초가 앞에 정남향으로 기와집을 지었는데 당시 장흥군수를 지내면서 장흥관아를 본 따서 지은 까닭에 민가이면서도 관아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때문에 남파고택은 전라남도에 있는 단일 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의 개인주택으로서 당시 호남지방의 대표적 양반집답게 상당한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양반집들과는 달리 굴뚝을 담장 보다 낮게 설치해 주변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한편, 검소와 겸손을 금과옥조로 삼았다는 게 집안의 내력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대청마루에는 쌀이 열 가마 반이나 들어가는 큰 뒤주와 뒤주가 너무 커 그냥 쌀을 꺼낼 수 없어 딛고 올라설 때 사용했던 발받침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살림규모를 알 수 있는 가구들과 조선시대 나주고을에서 이름을 날렸던 박소목방과 이소목방에서 만든 장롱 등이 간직돼 있다.
이처럼 남파고택에서 보존하고 있는 각종 민구류(民具類)와 각 지방별 종이류 등 공예품은 시대별로 잘 갖춰져 있어서 호남지방의 생활문화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편, 남파고택의 종부(宗婦) 강정숙(57·나주시의원)씨는 고택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온전하게 지켜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대통령상인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을 받은 바 있다.
남파고택은 다음달 2일까지 소유자와 관리자, 관할지방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를 비롯한 대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중앙문화재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로 지정하게 된다.
집안의 내력을 전해주는 낮은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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