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김황흠
착한 사람들이 꿈에 나타나
그들과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
소박한 삶의 지푸라기로 새끼를 꼬아
한 줄의 튼튼한 동아줄을 엮었으면 좋겠다
그 옛 겨울에 할머니 집 뜨끈한 토방,
고구마 두주에 담은 고구마가
달착지근히 고슬고슬 피던
화롯가 벌건 불씨 속의 노란 속살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이란 눈물 난 것,
물고구마처럼 뜨거운 물맛만 나오지만,
달콤했다.
이제는 잊혀버린 옛 길.
출처 : 詩香
글쓴이 : 글쓰는 쟁기꾼 원글보기
메모 :
생면부지의 시인의 詩에
아련한 그리움이 입니다.
막 빚어놓은 메줏덩이를 보며
하필 딸들방에서 메주를 띄워 겨울밤 내내
고리고리한 냄새에 넌덜머리를 치게하던
엄니에 대한 야속함이 물끈 치솟습니다.
하지만 그 엄니, 지금은 기력이 없어
"메주 쑬 때가 됐는데..." 하시면서도
엄두고 못 내고 병치레 하시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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