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백민원에 기묘한 모양의 향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본관 사무실 건물 입구에 버티고 있는 이 향나무는 원줄기가 꽈배기처럼 배배꼬여 올라가다
가지 부분에서는 얼키고설키듯 뒤엉켜 마치 커다란 아나콘다 몇 마리가 꿈틀거리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한 그루였는지, 두 세 그루가 몸을 맞대고 자라다 한 그루로 합체한 것인지
얼핏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보나 옆에서 보나
참 기기묘묘한 자탭니다.
백민원은 나주시 경현동에 있는 아동복지시설로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만든 시설로 어렸을 때는 이곳을 고아원이라고 불렀죠.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50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 곳을 떠나야 하지만
대학을 진학한 원생들은 이곳에 적을 두고 생활을 하더군요.
교회학교 제자였던 김OO 양은 어릴때부터 글짓기를 잘하더니
지금 고려대 문예창작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때 한 동창녀석이 생각나는군요.
3학년때 송창식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잘 부르던 박정환이라고,
밤톨처럼 단단하고 귀엽게 생긴 친구가 있었는데
어린이날을 며칠 앞둔 어느날,
"낼 모레 어린이날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글짓기를 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와~ 내일 모레가 어린이날이예요?" 하며 좋아하던 그 친구.
그 친구 이름이 방정환 선생 이름과 같다며 어린이날의 유래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 친구...
바로 그 어린이날 집 뽀짝 위에 있던 저수지에 멱감으러 갔다가 그만...
그날 우연히 지나가다 먼 발치서 그 친구 저수지 둑 위에 누워있는 모습을 봤는데
지금껏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안 계셔서 오는 아이들 보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잠시 맡겨져 있는 아동들이 더 많습니다.
저 향나무를 보니
개구쟁이 녀석들 나무에 오르내리며 지앙을 부리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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