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교동 백민원 담장에 걸린 단풍입니다.
석양이 비낀 때문인지 어찌나 붉던지요.
원래 원색을 감당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나이들어 가면서
노랑, 빨강에 끌리는 것은...
아마도 원초적 본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무실 앞 은행나무
세상천지에 이만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단풍 / 유치환
신이 주신
마지막 황금의 가사를 입고
마을 뒤 언덕 위에 호올로 남아 서서
드디어 다한 영광을 노래하는
한 그루 미루나무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 / 박가월
너의 죽음이 국민장이 되는구나
기껏 여름 몇 푼의 그늘업적은 미비한데
화려한 장례식에 명산은 문상하느라
온 나라가 북새통이다.
붉은가을
단풍이 이렇게 붉은 걸 보니
올 겨울은 무지하게 혹독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백민원 아이들 안 추웠으면 좋겠는데...
단풍
피천득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핏빛 저 산을 보고 살으렸더니
석양에 불붙는 나뭇잎같이 살으렸더니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바람에 불려서 떨어지오
흐르는 물 위에 떨어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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