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30주년을 맞은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야심차게 마련한 연극열전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3주동안 시민회관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사진은 ‘언덕을 넘어서 가자’ 공연 장면>
창단 30주년 ‘예인방’ 3주간의 연극열전 마쳐
‘마요네즈’ ‘김치’ ‘언덕을 넘어서가자’ 3편 공연릴레이
공연장 밖 쪽차 시음회로 지역특산품 관광상품화 도모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예비사회적기업인 ‘고아트문화사업단’과 공동 기획한 3주 동안의 연극열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연극열전은 예인방이 창단 30주년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지역연극의 대중화와 상품화의 실험무대로 마련한 것.
지난달 20일 ‘마요네즈’를 시작으로 ‘김치’, ‘언덕을 넘어서 가자’ 등 3편의 연극을 시민회관과 문화예술회관을 오가며 공연했다.
첫 번째 공연작품인 ‘마요네즈’는 모녀간의 갈등을 축으로 애증의 가족관계를 드러내며 헌신과 희생으로 요약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작품.
‘마요네즈’는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일산 예담아트홀에서 공연돼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일산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렸다.
깊고 감칠맛 나는 남도의 김치를 연극 소재로 발굴해 관광상품화를 도모하고 있는 두 번째 공연작품 ‘김치’는 예인방의 김진호 대표가 대본을 직접 집필한 야심작.
김진호 대표는 “맛과 멋을 버무리고 익혀서 맛을 내는 남도김치야말로 우리 민족의 맛이자 멋이며 핏줄로 흐르는 정서”라면서 “이 같은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유년기를 보냈던 나주역을 배경으로 글을 엮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연극 김치는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작은 김치죽집을 운영하는 주인공 ‘향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절절한 가족애를 그려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연극 김치는 ‘용의 눈물’과 ‘여인천하’ 등 수많은 드라마를 제작한 연출의 거장 ‘故 김재형 감독’이 마지막으로 연출을 맡았던 특별한 의미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21일 동안의 연극열전 대단원을 장식한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불 좀 꺼주세요’, ‘피고지고 피고지고’를 비롯해 영화 ‘약속’, ‘신기전’, ‘와일드 카드’ 등의 작품을 쓴 국내 대표 희곡작가인 이만의 씨의 작품이다.
예인방은 공연기간에 나주지역의 대표특산품 중 하나인 천연염색 재료 ‘쪽’으로 만든 ‘무어차’ 시음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는데, ‘무어차’는 차를 마시기 전에는 생각을 비우고 차를 마신 다음 생각을 담으라는 의미로 예인방 대표 김진호 씨가 직접 작명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무어차는 2년 동안 이뤄진 수 백 차례의 제조실험을 통해 쪽의 성분과 특성을 살려 완성했으며, 이미 상표등록 마치고 제조방법의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김진호 대표는 “이번 무어차 판매 수익금은 지역연극 활성화와 예술인 일자리창출을 위해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어차는 연극 ‘김치’를 통해 상품화한 ‘향숙이네 김치’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판될 예정으로 지역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예술인 등의 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연극의 불모지인 나주에서 첫발을 내딛은 예인방은 얼마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성공사례로 소개되면서 예인방이 나주를 벗어나 남도의 특성에 맞는 공연문화 콘텐츠개발로 지역 연극의 저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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