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한우를 그래도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며 희망의 불씨가 놓지 못하고 있는 주판선·김숙자 씨 부부
“소를 굶기던지 신용불량자가 되든지”
한우명장 주판선 씨 “벼랑끝 한우 어찌하오리까?”
정부, 30만 마리 긴급수매 도태장려금 지급해야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전남에서도 소를 굶기고 있는 농가가 한두 농가가 아닐 겁니다. 지금 한우농가들이 소를 굶기지 않으면 당장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니 방법이 없잖습니까? 대한민국 농업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고 자부했던 한우가 완전히 벼랑 끝에 서 있는 겁니다.”
지역 한우농가의 현황을 묻는 기자에게 짐짓 흥분된 어조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주판선(60․나주시 운곡동)씨. 전라남도 한우개량평가대회 2연패에 빛나는 한우명장 주 씨에게도 작금의 시련이 예외일 수는 없었다.
지난 14일 찾아간 축사는 한때 100마리에 육박했던 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축사입구를 지키고 있는 의젓한 암소 한 마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한우품평대회에서 연거푸 최우수상을 안겨주었던 송아지들의 어미소였다.
쇠고기 수입시장 개방과 국제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사료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 벌써 4~5년째. 주 씨는 사료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영산강 하천부지에 총채보리를 조사료로 경작하고 옥수수로 사일러지를 만들어 사료를 대신해왔다.
수입산 쇠고기가 국민들의 식탁을 점령하는 중에도 “그래도 맛은 한우에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주 씨도 지금은 한계상황에 다달았다고 호소한다.
2008년 243만 마리였던 한우가 2010년 292만두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6월에 305만두로 늘었다가 11월에 295만두로 줄어들었다.
수소 600kg을 기준으로 2009년 607만원을 기록했던 가격은 최근 474만원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고, 한때 240만을 호가하던 수송아지 값이 지난 연말 123만원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육우 송아지가 1만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최근 영산포 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수소가 순수 농가 인건비를 빼고도 100~150만원의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니, 주 씨의 부인 김숙자(55)씨는 “지난 장에서는 어미소와 송아지가 360만원에 팔렸다”면서 “한우를 키워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가슴을 쳤다.
이들 부부가 처음 한우를 기르게 된 것이 88년 즈음. 그 때만 해도 소는 곧 부(富)의 상징이었으며, 소를 키우는 농가는 부농에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97년 IMF 한파와 최근 세계 곡물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한우농가들이 궁지에 몰리면서 한우농가는 곧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소를 키우면서 마음 놓고 부부동반으로 나들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주 씨 부부.
“제가 젊었을 때는 한우가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그 희망이 가물가물한 상황에서 이제는 뭘 해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우가 돈벌이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 그 자체라고 말하는 주 씨 부부. 정부에서 당장 30만 마리를 수매해서 비축하고, 도태장려금으로 300억원의 예산을 푼다는데 언제 풀릴 것인지 감감무소식인 상태에서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굶어죽는 것이 소만이 아닌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8년 243만 마리였던 한우가 2010년 292만두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6월에 305만두로 늘었다가 11월에 295만두로 줄어들었다.
수소 600kg을 기준으로 2009년 607만원을 기록했던 가격은
최근 474만원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고,
한때 240만을 호가하던 수송아지 값이 지난 연말 123만원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육우 송아지가 1만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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