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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개관 앞둔 ‘국립나주박물관’ 미리보기

by 호호^.^아줌마 2013. 11. 11.

◇ 지역주민들의 30년 숙원사업인 국립나주박물관이 첫 삽을 뜬지 3년 만에 준공돼 11월 22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개관 앞둔 ‘국립나주박물관’ 미리보기

 

나주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

 

나주 지역이 주목받게 된 가장 이른 시기의 고고학 자료는 기원후 4~5세기 무렵 형성된 반남지역의 고분군들이다. 신촌리 9호분에서 발굴된 금동관<국보 제295호, 오른쪽 사진> 일괄 유물의 장식성과 풍부함에서 볼 수 있듯이 나주 반남고분군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문화권의 중심지였다.

 

반남고분군을 비롯한 영산강유역의 고분들은 고분의 내부구조로서 커다란 옹관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한반도 내의 다른 어떤 지역과도 다른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의 고분을 만든 토착세력은 기원 전후를 중심으로 수백년 동안 우리나라 서남부 일대에서 성장하던 마한의 중심세력이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영산강유역의 고분세력이 백제 그리고 바다 건너 왜의 정치세력들과 교섭 혹은 항쟁하면서 남긴 다양한 유적들은 우리나라 고고학 자료 가운데에서도 매우 이채로운 것들이다. 나주 반남 고분군과 복암리 고분군으로 대표되는 이 지역의 고분 축조세력들이 백제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백제의 지방 거점의 하나가 되었다.

 

나주 지역은 그 이후에도 고려와 조선시대의 천년 동안 호남 남부 행정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 나주가 지 일대의 행정 중심지로 본격적으로 자리하게 된 시점은 고려 성종 2년(983년)이었다. 전국 12목 가운데 하나인 ‘나주목’(羅州牧)이 이곳에 설치되었던 것이다.

 

이 나주목은 1895년 나주 관찰부가 설치될 때까지 무려 1,000여년간 유지되었다. 나주를 ‘천년고도’(千年古都) ‘천년 목사고을’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나주박물관 건립의 의미

 

나주박물관은 영산강유역에 남아있는 선사와 역사시대의 문화를 수집, 보존하고 전시함으로써 이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독특한 토착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세워졌다. 이러한 노력은 삼국시대와 같은 고대사회에서 삼국의 도읍이었던 중심지의 역사와 문화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발전한 지역의 문화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지방에 세워진 국립 박물관들은 주로 현재의 지역 중심지인 큰 도시에 세워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의 도시 분포와는 전혀 다른 지역에 인구가 밀집된 정치 문화의 중심지가 있었을 수 있다. 그것은 오늘날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오늘날에는 전원으로 변해버린 유적 현장으로 박물관이 찾아가는 것은 과거 인간들의 삶의 흔적을 보존하고자 하는 박물관 본연의 임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오늘날의 도심과 멀리 떨어진 유적 속에 건물을 세운 나주박물관의 건립은 그러한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전시실 구성과 나주박물관의 특징

 

나주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은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 1층에 자리잡은 제1전시실은 영산강유역을 비롯한 전라남도 역사의 흐름을 4개의 존으로 구성하였다.

 

주요 전시유물로는 나주 신촌리 9호분의 금동관을 비롯한 일괄유물들과 나주 복암리에서 출토된 금판장식, 금동신발, 은제관식 등이 있다. 함께 전시되는 고흥 안동고분 출토의 금동관과 해남 만의총 출토 서수형토기는 5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영산강유역의 토착세력과 백제, 신라 그리고 왜 사이에 이루어진 교섭과정을 잘 보여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제2전시실은 고고학 체험 전시코너와 개방형 수장고, 유물의 보관, 관리과정을 보여주는 수장전시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개관기념 특별전 ‘천년 목사골 나주’에서는 고려시대 이후 천년의 세월 동안 전라남도의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나주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관련자료를 한 곳에 모았다.

 

이 전시를 통하여 전통시대에 전주와 함께 호남을 대표했던 또 하나의 고을 나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주박물관은 개방과 소통을 지향한다. 그 하나는 개방형 수장고의 운영이다. 그동안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엄선된 전시유물로 구성된 전시실만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의 또 다른 중요 공간인 수장고 내부의 유물들이나 유물을 관리하는 모습들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박물관의 여러 공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나주박물관에서는 박물관 건물의 옥상 정원도 관람객들에게 개방했다. ‘하늘정원’으로 이름 붙인 이 곳에서는 멀리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의 모습과 광주의 무등산이 바라다 보일 뿐 아니라 반남고분군의 여러 고분들과 산성이 자리한 자미산을 한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나주 박물관은 21세기에 세워지는 박물관으로서 첨단의 통신기술을 활용한 전시 안내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접촉감지 어플을 이용하여 관람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전시 설명용 태그에 접촉함으로서 전시유물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제공받은 전시안내 설명자료와 영상은 스마트폰의 SNS 쌍방향 소통기능을 통하여 빠른 시간 안에 전파되고 리트윗될 것이다. 나주박물관에서 발신된 전시안내 자료의 영상과 관람객의 멘트는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쪽의 친구들이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이 남긴 응답 또한 실시간으로 이 곳에서 재확인할 수 있다.

 

 

나주박물관이 관람객에게 전하는 이야기

 

나주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나주시내에서 영암방향으로 구불구불한 시골도로를 20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전원 속이다.

 

박물관에 이르는 길은 느리고 좁고 불편하다. 하지만 주변에 펼쳐져 있는 낮은 구릉의 들판 풍경은 매우 목가적이어서 이를 즐길 여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로서 도시 탈출의 자유로움을 제공해 준다.

 

나주와 영암 일대의 들판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전형적인 노년기 지형이어서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는 완만한 경사의 곡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지역 특유의 붉은 황토흙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이채로운 풍경이다.

 

이러한 편안함과 여유로움은 느림 속에서 생활의 여유를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박물관은 고분군과 산과 들로 둘러쌓여 있고 늘 조용하다.

 

헤어날 수 없는 넘치는 정보들과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의 시간들과, 반복되는 관계들 속에서 잠시 물러나 오늘 우리들의 삶을 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관조해 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나주박물관에서의 시간은 휴식과 힐링의 기회가 될 것이다.

 

천 수백년 전에 만들어진 고분군 사이의 잔디밭과 산책로를 걸으며 옛 사람들의 모습과 오늘 우리의 삶의 모습과를 비교해 보는 것은 무한경쟁과 효율을 추구하며 끝없이 달려온 우리들의 목적지가 어디였던가를 반추해 보게 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박물관에서 30분 내외의 거리에는 도갑사와 아름다운 경치를 품고 있는 월출산과 영랑시인의 생가, 다산 실학사상의 산실이었던 다산 초당이 있다. 이제 나주박물관은 또 다른 시간여행의 출발점이다.

 

 

 

국립 나주박물관 건립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뒤

문화재 발굴을 위한 개토제가 열리고 있다.(2009년 5월 19일)

  

◇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최인기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립 나주박물관 기공식(2010. 12. 15)

 

 

2013년 11월 22일 개관을 앞 둔 국립나주박물관 여기저기 둘러보기

 

국립 나주박물관 전경<옆에서> 

 

국립 나주박물관 전경<앞에서>

 

국립 나주박물관 전경<앞에서>

 

 

박물관 옆 쌍둥이 고분

 

국립 나주박물관 지붕정원

 

 

강아지풀도 나름 운치있음

 

 

 

철 모르는 시계풀과 그의 친구 풀무치

 

 

국립 나주발물관 지붕정원에서 바라본 덕산리 고분

 

 

 

 

2층 테라스

 

 

국립 나주박물관 지붕정원에서 바라 본 신촌리 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