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계산원에서 13년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주교회 양무리회 회원들
“아따, 우리 아들 장가보내야겠네!”
나주교회 양무리봉사회 계산원 중증장애인 엄마 되기 13년
“우리 지혜가 혼자 버스를 타고 집에를 갔다고요? 장흥까지요? 아이고 기특하기도 해라. 진영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던데, 곧 결혼시켜야 겠네요?”
눈발이 펄펄 날리는 지난 18일 오전, 나주시 삼영동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계산원(원장 김미경)이 분주해졌다.
나주교회 7여전도회 회원들로 구성된 양무리봉사회(회장 김일례)가 한 달에 한번 목욕봉사를 오는 날이다. 50명 남짓한 계산원 식구들을 한 명 한 명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 입히고, 청소를 하는 솜씨가 일사천리다.
짓궂은 총각들이 손발을 못 쓰는 OO이의 신체 일부에 “국보1호, 손대지 마시오!”라는 경고장을 붙여 놓은 것을 보고, “우리 아들, 손 안 대면 엄마가 어떻게 목욕을 시킬까?” 맞장구를 쳐주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엄마의 모습이다.
양무리봉사회가 계산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주교회 8여전도회 회원이던 김경자, 김미숙, 김영례, 김은숙, 김일례, 오성자 씨 등 7~8명이 재가 장애인 가정과 세지 행복의집 등을 돌며 봉사활동을 하던 것을 계산원으로 정하면서 13년째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막내격인 박민영 씨는 언니들의 봉사활동에 자극을 받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 연말에는 계산원과 성산원 등 이곳 장애인요양시설에서 한겨울을 지낼 월동준비로 3천포기나 되는 김장을 앞두고 일손이 부족해 쩔쩔매는 것을 보다 못해 양무리 회원들이 하루 종일 김장봉사를 하기도 했다.
회원이 많을 때는 12명까지 늘어나 격월로 봉사활동을 해도 됐지만, 모두 직장생활을 하거나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시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다른 회원이 더 많은 힘을 쓰게 된다는 배려로 지금까지 꿋꿋하게 봉사활동을 이어왔던 것.
계산원 김미경 원장은 “양무리회 어머니들이 지난 13년 동안 우리 아이들 이름과 특성을 다 알고 자식처럼 흉허물 없이 대해주시는 것이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요즘 다들 먹고 살기 힘들고 경기가 안 좋다보니까 자원봉사를 하려는 사람들도 줄고 있는데, 2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해 오던 광주의 한 사찰 신도들이 다들 연로해서 더 이상 활동을 못하겠다는 통보를 해와 안타깝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양무리회도 지난 연말을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을 접어야 하나 고심을 하던 중 새해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양무리회가 유일하게 교회에서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라는 것에 회원들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
양무리회 회원들은 올해부터 가족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뜻을 같이 해 봉사활동에 함께 참가할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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