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최부 선생, 우리 함께 가요 그길!"
탐방<5> 해남윤씨 녹우당&고산 윤선도 유물전시실(해남군 해남읍 녹우당길135)
해남에서 최부 선생을 만나는 길에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해남윤씨 종가 녹우당(綠雨堂, 사적 제167호).
일찌기 비자나무 푸른 열매가 바람에 흔들려 후두둑 떨어지는 모습이 푸른비가 내리는 것 같아서 녹우당이라 하였다고도 하고, 비가 초록 이파리에 물들어 초록초록 내려서 녹우당이라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간 날은 한낮의 기온이 36℃를 나타내는 무시무시한 무더위를 뚫고 녹우당 그 푸른 정원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곳에서 전남종가회 회장인 윤형식(해남윤씨 어초은공파 14대손) 선생과 문화관광해설사인 윤영진(해남윤씨 29세손) 선생, 그리고 일행인 최서연 씨의 지인 이 선생이 탐방객을 맞아 주었다.
최부 선생이 우리의 길을 인도하셨던 것이 분명하다. 평소 같으면 녹우당은 일반이들에게 공개가 안 되는 비밀의 정원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탐방 하루전날 윤형식 회장이 나주 남파고택에서 열린 전남종가회 모임에 참석하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종가회 부회장이신 박경중(밀양박씨 청재공파 15대손) 선생에게 우리의 방문소식을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직접 나와서 맞아주신 것이다.
녹우당은 효종이 대군시절 자신의 스승이었던 고산(孤山) 윤선도(1587~1671)에게 하사한 집이다. 수원에 있던 집을 고산이 해남으로 내려오면서 옮겨왔다. 그래서 건축양식이 일반 민가와 다르다.
그렇다면 최부 선생과 해남윤씨와는 어떤 인연이 있는가.
윤선도의 고조부 어초은 윤효정(尹孝貞 1476∼1543)때에 이르러서 해남윤씨는 해남에서 사족(士族)의 길을 가게 된다.
강진 덕정동에 살고 있던 윤효정은 금남 최부(崔溥 1544∼1504)에게 글을 배우기 위해 해남에 왔다. 최부는 강직하고 청렴한 선비였는데 해남이 처향이었다.
최부의 호 금남(錦南)도 최부가 태어난 금성(나주의 옛 지명)의 ‘금(錦)’과 처가인 해남의 ‘남(南)에서’ 한 자씩 따온 것이라 했다.
최부는 학자로서 학문과 정신을 남기고, 해남윤씨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긴 것이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왠지 가슴 한 켠이 싸아~하게 시려왔다.
고산윤선도유물관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보물창고 그 자체였다. 금과 은이 있어서 보물창고가 아니라 전라도의 정신과 문화와 예술적 품격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최고의 자랑거리라는데 공감이 되는 곳이었다.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고산이 <어부사시사> 등을 순국어체로 쓰셨다는 것은 백성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세종의 애민정신을 실천한 것이요, 청고 윤용(윤두서의 손)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미인도>는 신윤복의 <미인도>보다 앞선 미인도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신랑이 해남에서 저 멀리 곡성 신부집에 혼례를 치르러 갔다가 멀고 험한 여정에 지쳐서 혼례만 치르고 첫날밤도 치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버리자 마당과부가 된 해남윤씨 25세손 종부 이씨부인이 한 많은 밤들을 지새며 지었다는 <규한록>도 그 긴 두루마리 문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콧날이 시큰해지는데 그 글을 읽는다면 얼마나 애잔할 것인가...
전남종가회 회장인 윤형식(해남윤씨 어초은공파 14대손) 선생
신랑이 해남에서 저 멀리 곡성 신부집에 혼례를 치르러 갔다가
멀고 험한 여정에 지쳐서 혼례만 치르고 첫날밤도 치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버리자 마당과부가 된 해남윤씨 25세손 종부
이씨부인이 한 많은 밤들을 지새며 지었다는 <규한록>도
그 긴 두루마리 문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콧날이 시큰해지는데
그 글을 읽는다면 얼마나 애잔할 것인가...
문화관광해설사인 윤영진(해남윤씨 29세손)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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