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나갔다가 이제 들어와 누웠는데 심장이 묵직하고 가슴이 아려 잠이 오지 않는다.
연말연시 계속되는 정산과 총회, 토론회 준비와 일상의 업무가 겹쳐 이틀 걸러 한번씩 집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어제, 오늘은 비를 잔뜩 머금은 먹구름처럼 눈두덩이가 묵직하다.
이한열,
나이로는 한 살 선배지만 학번은 같은 또래, 어쩌다 그는 죽어서야 만나게 됐을까?
CUB 21기 보도부 기자로 처음 그를 만났다.
바로 그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현장에서!
몇 년 전 영화 '1987'이 개봉했을 때 두 딸과 같이 보면서 "저건 역사가 아니야. 저건 사실이야!"
딸들에게 연신 귓속말을 해대는데 묵묵히 집중하던 딸들이 훌쩍이기 시작한다.
"옳지. 우리딸들이 그래도 시대를 공감하고 불의에 울분을 느낄 줄 아는구나!"
생각하면서 영화가 끝나고 슬쩍 왜 울었냐고 물었더니 작은딸 왈, 강동원이가 죽어서 울었단다ㅠㅠ
민주화투쟁이 무엇인지,
군부독재가 어떤 것이었는지 모르는 세대들에게 강동원이 같은 배우들이 배역을 맡아주는 것이 얼마나 큰 역할인지 새삼 고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이한열의 엄마가 여든 두 해 생을 마감하셨다.
얼마나 가슴 아리고 분통 터지는 생을 사셨을꼬!
부디 잘 가시라 명복을 빈다.
하늘나라에서 한열이 만나 두 손 맞잡고 활짝 웃으시는 꿈을 꾸고 싶다.
종철이에게도,
한열이에게도,
지금 이 나라가 그들의 핏값에 합당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나마 숨 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늘 고마워 하고 있다.
박근혜가 돌아오고
윤석열이가 깝죽대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우리가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하겠다.
이한열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명복을 빕니다.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제문화 탐방...익산시 보석박물관 (0) | 2022.10.06 |
---|---|
백제문화 탐방...공주산성 (0) | 2022.10.06 |
경주 남산 마애삼존보살입상 앞에서 (0) | 2019.09.30 |
전국 독립운동가 동상 현충시설 및 사적지 (0) | 2019.08.15 |
나주 출신 김영기, 박기옥, 이창신 선생 독립유공자 서훈 (0) | 2019.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