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단기방학, 누구를 위한 방학인가?
결식아동 밑반찬 지원, 맞벌이가정 나홀로아동 대책 없어
나주교육청, “농번기철 집안일 도우면 되겠네” 헛소리만
나주지역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전후해서 단기방학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이 대책 없는 방학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중학교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에 따라 모든 학교가 단기방학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된 가운데 초등학교는 두 세 개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2~3일 동안의 일정으로 단기방학을 실시한다는 것.
이에 대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서 눈코 뜰 새 없는 농촌지역 학부모들과 맞벌이부부인 학부모들은 당장 자녀를 홀로 집에 남겨두어야 하는 상황에서 “누구를 위한 방학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부모 한 모씨(여,성북동)는 “학교에서 단기방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면서, 단기방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묻는 설문이 아니라 언제, 며칠 동안 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방학을 보낼 것인지 등의 단기방학을 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을 해놓은 상태에서 요식행위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 최 모씨(47, 다시면 월태리)는 “한창 바쁜 농사철에 애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다니라고 하는데 농촌에서 그럴 형편이 되는 가정이 몇 가정이나 되겠느냐”며 “다른 친구들이 여행이다, 뭐다 다들 들떠있다는데 당장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부모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학부모들은 이번달의 경우 일요일과 어린이날, 10일의 쉬는 토요일과 11일 일요일, 12일 석가탄신일을 포함하면 쉬는 날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굳이 평일까지 학교를 쉬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나주에서는 당장 끼니를 거를 우려가 있는 아이들이 3백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나주교육청에서는 제대로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 사회복지과에서는 방학 동안에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과 밑반찬을 제공하던 시스템을 가동해서 3백여명의 어린이들에게는 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맞벌이가정 자녀들의 경우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주교육청 한 관계자는 “농사일이 바쁘다고 하니까 일손돕기를 하면 되겠다”는 등의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 전남지부는 “단기방학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일방적으로 단기방학을 철회하도록 지침을 내림으로써 학교현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꼴이 되었다”고 지적할 뿐 여전히 단기방학에 대한 대책마련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단기방학이 학생들 보다는 교사들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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