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조치 이후
“암송아지 일주일새 80만원이나 떨어져”
한우농가들 “국민건강 안중에도 없는 굴욕외교” 반발
사료안정대책, 도축세 폐지 등 실질적인 조치 필요해
한․미 쇠고기 협상타결 이후 한우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지역 축산농가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우협회 나주시지부 이영권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사이 지역 소시장에서 한우 암송아지 가격이 무려 80만원이나 떨어졌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으로 하우농가는 IMF 때보다도 더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 한우농가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위기감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IMF 때는 당장 어려운 시기만 벗어나면 된다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국제 원유 파동과 곡물파동에 이어 아무런 제재조치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빗장이 풀린다면 더 이상 한우농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이같은 위기감은 당장 소시장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나주 우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 거래 가격을 살펴보면, 생후 6개월 된 수송아지의 경우 지난달 5일 2백15만원이던 것이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25일 백65만원으로 50만원이나 하락했으며, 6백kg 기준 수소의 경우 7천원에서, 5천 7백원으로 하락하는 등 폭락세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1>
이같은 추세는 많은 두수를 사육하는 농가보다는 20~30마리 정도의 소규모 사육농가들 사이에서 “더 떨어지기 전에 내다팔자”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나주 우시장에서 소를 매도했다는 정 모(60, 여, 산포면)씨는 “지난해 5백만원에 경매를 받아 1년여 동안 키워 몸무게 6백18kg된 한우를 이날 경매에서 3백18만원을 받는데 그쳤다”면서 “다음달쯤 사료값이 또 오른다고 하는데 갖고 있어봐야 손해가 될 것 같아 팔게 됐다”는 것.
이처럼 한우의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데는 사료값 부담이 농민들의 투매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농민 이 모(56)씨는 “사료값은 25kg에 9천5백 하는데, 소는 이 사료를 다 먹여도 0.7kg 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사료값 보다 못한 것이 지금의 소값”이라며 최근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전했다.
또 다른 농민 유 모(70)씨는 “이번 협상 후 정부가 내놓은 도축비 감세, 사료값 외상값 확충 등의 대책은 농민들에게 직접 와 닿는 것이 없다”면서 “정부가 협상을 전면 무효화하든지 아니면 한우농가에 사료값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나주 한우현회 회원 백50여명은 지난달 24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한우인 궐기대회’에 참석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사진2>. 김양순 기자
<사진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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