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차고지증명제도 ‘있으나 마나’

 

 

 

화물차 차고지증명제도 ‘있으나 마나’

송월주공아파트 주변 도로 화물차 주차장으로 전락

겉도는 단속에 솜방망이 처벌로는 개선 어려울 듯

나주시 금성동 옛 나주소방서 앞 사거리에서 국도 13호선에 이르는 남문로 주변에 최근 이팝나무 가로수가 활짝 피어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꽃을 감상하는 것도 잠깐, 주변에 주차된 대형 화물자동차들로 인해 꽃길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안전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7시께, 시민 문 모(43,여,금계동)씨는 ㅋ찜질방에서 남문로로 진입하려다 뒤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는 오토바이가 차량을 들이받았지만 사고의 책임은 자신이 지는 사고를 당했다.

원인은 도로에 주차된 대형 화물트럭 때문에 뒤에서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오토바이 운전자 역시 문 씨의 차가 진입하는 것을 늦게 발견한 것이 원인이 된 것.

결국 보험처리를 하는 것으로 합의를 하고 끝냈지만 문 씨와 오토바이 운전자는 도로의 한 차선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는 화물차의 불법 주차에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이처럼 송월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송월부영아파트 주변 도로와 시내 주택가 이면도로는  대형 화물차들이 밤낮없이 주차를 하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는 물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늘고 있다.

이들 화물차들이 도로변에 주차를 하는 것은 10여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차고지 증명제도’를 위반한 불법행위이다.

이들 화물자동차들을 차량을 등록할 당시 주차공간을 확보한 뒤 차고지 증명을 할 경우에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화물차량 운전자들이 지정된 차고지에 주차를 하지 않고 자신의 집 주변까지 차를 가져와 주차를 하는 바람에 이같은 주차대란을 겪고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통불편은 물론이고, 심야와 새벽녘 소음피해는 물론, 주변경관 저해로 이어지고 있으며 화재발생이나 각종사고 발생시 소방차 등 응급차량들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하지 못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불법 주정차 행위를 단속해야 할 행정당국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주시는 지난달 8일 이들 불법 주정차 화물차에 대해 단속을 벌여 29대를 적발해 덤프트럭의 경우 5만원, 영업용 개별화물차에 대해서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단속이 분기에 한번씩, 더구나 사전에 예고까지 하고 이뤄지는데다, 처벌 규정이 미약해 운전자들이 단속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화물차가 나주시에 등록된 차량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영업을 위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단속하기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한 번씩 단속을 벌일 때마다 화물차를 생계수단으로 하는 운전자들의 원망이 자자하다”는 것. 물론 이같은 시 관계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몇몇 운전자들의 경우 회사 주차장이나 개인 주차지를 두고도 단지 차를 두고 귀가하는 것이 귀찮아 대형 차량을 시내 도로와 주택가로 끌고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순 기자

◇ 사업용 화물자동차에 대한 차고지 증명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어섰지만 여전히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제도가 되고 있다. <사진은 송월주공아파트 주변 남문로 일대를 차지하고 있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