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공사만 배불리는 토지측량

 

지적공사만 배불리는 토지측량

지적민원 느는데 수수료․서비스는 100년 전 수준

나주지사, 지역민 부담 줄이기 위한 노력도 없어

최근 들어 각종 토지 개발사업과 토지분쟁 등으로 인한 지적민원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한지적공사가 지역민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과 수수료 부담 완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사 배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나주시 동강면 남 모(65)씨는 몇 년 전 경지정리를 하면서 대한지적공사 나주지사를 통해 한계측량을 실시한 뒤 지금까지 배 과수원을 경작해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김 모(64)씨로부터 자신의 과수원이 김씨 문중의 선산을 침해했다는 얘기를 듣고 지적공사에서 실시한 측량결과를 제시하며 터무니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던 것.

하지만 김씨 문중 측에서 역시 대한지적공사 나주지사를 통해 똑같은 토지에 대해 측량을 해본 결과 문 씨의 과수원이 선산을 침해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지적공사측이 남 씨가 신청한 토지의 측량 기점과 김 씨측에서 신청한 토지의 측량기점을 다르게 하면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남 모씨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측량을 하고 나무막대로 경계점 표지를 세워두었는데 이것이 사라져 정확한 측량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지적공사측의 입장이다.

이를 두면  해당 주민들은 “어떻게 똑같은 곳을 측량하면서 이 사람이 요청한 측량결과와 저 사람이 요청한 측량결과가 다를 수 있냐”며 지적공사의 무성의하고 불확실한 태도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민들은 측량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데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지적공사측이 제시하고 있는 측량수수료는 토지 분할측량의 경우 3천㎡을 기본단위로 24만9천원이며, 이것이 수치(신개발농지 또는 구획정리 대상토지)일 경우 4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경계복원 측량일 경우, 5백㎡을 기본단위로 군 지역(읍․면지역)의 경우 기본 수수료가 27만2천원(수치 46만6천원), 시 지역(동지역)의 경우 35만7천원(수치 55만4천원)에 이르는 등 측량비용 자체가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

특히, 이같은 비용은 자치단체 수입으로는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채 모두 지적공사에 돌아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적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적제도가 백 년 전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궁색한 답변을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의 측량기술이 발전해 전 세계적으로 무료로 사용되고 있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방식이 사용되고 있어 특별히 비용부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백 년 전 측량하던 방식을 적용, 비싼 비용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적공사 해남군지부의 경우 지적측량 후 1개월 이내에 측량신청자가 경계확인을 요구할 경우 추가비용 없이도 무료로 재측량을 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측량수수료 감면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나주지사와는 대조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지적민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나주지사에서는 최근 3년 동안 오히려 민원이 줄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어서 직원들에 대한 업무연찬의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