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쩌나!
송구스러움이 전혀 송구스러워 보이지 않는 이 현실을...
취임 후 100일도 안돼서 대통령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는 심정이 이리도 착잡할까 싶다.
광우병 파동과 물가의 폭등 등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사과하며 세 번이나 고개를 숙였지만, 사과 내용은 국민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치솟는 유가에 도시고 농어촌이고 모든 것이 올 스톱 될 조짐이 보이는 것도 그렇고, 시위현장에서 대통령 하야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니 되어지는 모든 일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각급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고개를 젓는 실정이고, 심지어 고기를 몰래 버리려는 학생들과 급식지도를 하는 선생님들 사이에 실랑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정부의 협상력 부재가 몰고 온 광우병 파동의 여파가 우리 사회 전반에 끼치는 여파가 너무 크다. 귀농의 꿈을 안고 몇 년간을 죽어라 소와 씨름 하다가 이제 출하를 앞둔 시점에서 날벼락을 만나 사색이 다 된 동창생의 모습도 너무 안타깝고, 평생의 꿈을 축산에 걸었던 지인의 피맺힌 소리가 자꾸 귓전을 맴돈다.
사료 값은 폭등해도 소값은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져서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란다. 농협에 이자는 쌓이고 사료값 빚은 늘어가 죽고 싶은 심정이지만 자기만 쳐다보는 처자식 때문에 죽지도 못한다는,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자신만이 아닌 축산 농가 모두의 현실이라는 그들의 절규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농어촌이든 대도시든 유가 폭등과 공공요금 등의 살인적인 인상에 어느 분야이든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앞으로 살아갈 형편이 크게 다를 것은 없을 것 같다.
논란의 발단을 제공한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아직도 우왕좌왕 하고 있고 호미로 막을 수 있었을 일들을 포크레인을 동원해도 막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사면초가가 따로 없어 보인다.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고 몇 번이나 고개 숙인 대통령의 사과를 접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은 현 정부가 이토록 어려운 지경에까지 사태를 몰고 왔으면서도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가셔지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만 하는 통합과 포용이 아니라 진실로 국민의 아픔을 외면 해온 것과 국민의 뜻을 거스른데 대한 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진정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 어긋나가고 있는 모든 것을 과감히 개선하려는 의지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끌 테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은 지독한 오만과 독선이다 . 교만한 리더십은 혼란과 반발만을 부를 뿐이다. 뙤약볕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말하지 않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은 어떤 정책이 특권층을 위한 것인지, 또 서민 대중을 위한 것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 특권층을 위한 정치 지향이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하면서 국민을 호도하지 말았으면 한다.
국민의 마음을 바로 읽지 못하면 일마다 국민의 뜻에 어긋날 수밖에 없고 이 결과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면 나랏일을 끌고 나갈 강력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기를 낮추는 마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때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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