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광우병, 촛불, 재협상
안주용
광우병 미국산쇠고기 협상반대 나주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지난 4월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고 한국사회는 촛불의 분노가 꺼지지 않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의 문제는 이미 한미FTA협상이 추진되던 2006년, 2007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였다.
정부는 쇠고기 협상에서 국민건강권을 앞세워 협상에 임한게 아니라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미국과 주고 받는 거래의 관점에서 쇠고기 협상에 나섰다는게 밝혀졌다. 국민들은 경악했다. 밥상에 위협을 느낀 국민들은 5월 2일 여중, 고생이 시작한 촛불집회에 동참했고 정부의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국민과 소통을 하겠다던 대통령은 여전히 미친소에만 통하고 있다고 국민이 느낄 정도로 이후에도 소통의 장을 열지도 귀를 열지도 않았다. 장관고시를 강행하자 국민은 흥분했다. 최소한의 정부에 대한 믿음을 이로써 버리게 된 것이다.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고 젊은 네티즌과 뛰어난 감각이 충만한 수도권은 이번 촛불문화의 진원지이고 주요한 전선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네티즌 문화가 낮고 인구의 밀집도가 낮은 지방의 경우 주요전선인 서울의 동향과 진행여부를 보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이곳 나주도 5월 17일 1차 촛불집회를 갖기 시작할 정도로 늦은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농업생산지이고 네티즌의 밀집도가 낮긴 하지만 지난 6월 7일 4차 촛불집회까지 보여준 나주시민들의 광우병 쇠고기 사태에 대한 참여도는 결코 낮은게 아니다.
나주시민들은 광우병 쇠고기로부터 시작한 촛불집회의 본질을 쾌 뚫어보고 있다. 대운하, 학교자율화, 공기업민영화 등 정부정책 전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단지 국정운영 방식만을 문제제기하는게 아니라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 대다수의 생각일 것이다.
국민적 요구가 높은데 반해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꼼수정치로 일관하고 있다. 연기, 유보, 숨어서 준비하기 등.
사태를 이지경까지 만들어낸 이명박 정부의 해결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보여진다. 내각총사퇴는 이미 지난주를 깃점으로 퇴색된 해결책이 되었다. 30개월 미만 수입, 자율규제는 높아진 국민의식으로 보면 꼼수부리기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안타까운 일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식수준이다. CEO출신의 합리성과 과학성이 결여되어있다.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CEO출신’란 명칭을 붙이기 낯 부끄러운 현실이 되어버렸다. 좀 과하지만 ‘공사판 십장 출신’이란 말이 정당할 정도이다.
이제 문제는 해결책이다. 정부가 수습책을 내놓아야 한다. 해결책은 유일하다. 국민의 건강권, 국민의 주권을 무시한 정부가 내놓아야 할 유일한 해결책은 ‘항복’이다. 대통령이 항복해야한다. 국민에게 잘못했다고 항복해야만 수습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에서 높아진 국민의 요구와 의식을 고려한다면 검역체계를 3%에서 전수검사로 확정하는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되돌아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부의 해법이 국민과의 싸움을 더 큰 판으로 몰아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에 정말 걱정이 된다.
아무쪼록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보아 대통령 취임 반년도 되지 않아 쫓겨나는 대통령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2008년 6월 10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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