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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나주산림조합 비자금 조성‘의혹’

by 호호^.^아줌마 2008. 10. 20.

나주산림조합 비자금 조성‘의혹’

작업인부 차명계좌 만들어 입․출금 마음대로

조합측 “작업반장이 인건비 관리위해 만든 것”


나주시산림조합(조합장 강희식․이하 산림조합)이 작업인부들의 통장을 별도로 관리하며 입․출금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구나 산림조합측은 아예 일을 한 적이 없는 사람까지 일용직근로자로 등록시켜 임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통장에 입금을 시키고 이를 곧바로 출금하는 편법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그동안 산림조합에서 실시하는 작업에 참여해 온 몇몇 인부 등을 통해 밝혀졌는데, 실제로 이 아무 씨의 경우 지난 2005년 5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산림조합을 통해 23회에 걸쳐 3천6백66만원이 입금되었다가 곧바로 출금된 사실을 지난달 18일 거래내역을 조회하면서 알게 됐다고 밝히며, 자신은 통장이 만들어진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의 거래내역에는 지난 2005년 11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5백30여만원이 입금된 뒤 곧바로 인출된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데, 일용직 근로자 한 사람의 임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씨는 이같은 돈이 왜 자신의 통장을 통해 입금이 됐는지, 누가 인출을 했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 아무 씨의 경우, 지난 2006년 1월 24일 산림조합측이 2천만원을 입금했다가 누군가에 의해 바로 인출이 됐는데, 자신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정 아무 씨도 마찬가지 진술을 하고 있다.

정 씨의 이름으로 개설된 농협 통장의 거래내역을 살펴본 결과, 올해 들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산림조합을 통해 모두 6건의 입금이 이뤄진 가운데 정 씨 자신이 일한 대가로 받은 돈은 단지 3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산림조합측은 실제로 일을 한 적이 없는 김 아무(34․여․나주시 용산동)씨 등을 일을 한 것처럼 꾸며서 임금을 지급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김 씨가 지난 9월 4일자로 광주지방노동청에서 발송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신고사실 통지서를 받아들고서 알게 됐는데, 자신이 지난 4월과 6월 두 달 동안 51일에 걸쳐 일을 하고 1백2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의 통장이 산림조합에 의해 관리돼 왔으며, 자신들의 통장을 통해 입․출금된 금액이 어떤 용도로 쓰여졌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혀, 자칫 이같은 돈들이 산림조합측의 비자금 명목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현재 이들 3명의 통장을 통해 거래된 금액만도 1억2천만원에 이르며 이들 외에도 산림조합을 통해 관리되고 있는 통장이 30개 남짓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조합측은 통장 관리는 전적으로 작업반에서 이뤄졌으며 자신들은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희식 조합장은 “몇몇 사람들이 조합을 음해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서 내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나오면 이같은 사실을 유포한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산림조합측은 오 아무 씨가 주장하는 2천만원 입금 건에 대해서 “전임 조합장 재직 당시 설을 앞두고 임금을 받지 못한 인부들이 서로 연대보증을 통해 대출을 받아 나눠가진 것”이라며 당시 오 아무 씨와 임 아무, 노 아무 씨 등이 서명하고 날인한 대출관련 서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작업인부들의 통장을 직접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작업반장 문 아무 씨는 “전임 조합장 시절부터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어 관행적으로 인부들의 통장을 관리해왔다”고 밝히며 “인부들의 임금 외에 차량운영비와 간식비, 회식비, 장비구입비 등이 인부들의 통장을 통해 입금돼 공통경비로 사용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일을 그만 둔 인부들의 통장은 자신이 소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에게 입금업무를 맡았던 산림조합의 전 아무 씨는 “잘못된 방법인지는 알지만 인부들의 세금을 줄여주기 위해서 이같은 방법을 썼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하고 있다.

한편, 나주경찰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이같은 사실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